DSLR이면 나도 영화감독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초점·손떨림 등 조심하면 2시간 장편도 거뜬
초점·손떨림 등 조심하면 2시간 장편도 거뜬
영화감상에서 나아가 영화 찍기가 취미생활로 등극할 법한 세상이다. 비싼 장비 들고 폼 잡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디에스엘아르(DSLR) 카메라로 찍으면 그게 영화다. 통화하고 사진 찍고 트위터하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100만~200만원대 디에스엘아르 카메라는 방송용 카메라(ENG) 못지않은 고화질 영상 촬영을 할 수 있다. 아이폰으로 중단편 영화를 찍은 패션디자이너 빅터 리씨는 “아이폰 기능만으로도 해상도 500만 화소급의 120분짜리 장편영화 촬영이 문제없다”고 했다.
흔히 ‘오디마크투’라고 부르는 디에스엘아르 ‘캐논 EOS 5D Mark II’는 ‘선수’들이 이미 장비로 사용중이다. 최근 에스비에스에서 화제 속에 방영된 <최후의 툰드라>, 드라마 <닥터 챔프> 등이 오디마크투로 촬영됐다. 독립단편 <12월1일>도 오디마크투로 찍었다. 아이폰4를 들고 유명 감독들이 찍은 초단편영화들은 이미 지난 10월 ‘아이폰4 필름 페스티벌’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두 ‘장비’ 모두 장단점을 잘 파악하면 영화 찍기에 큰 도움이 된다. 우선 디에스엘아르 카메라는 초점 잡기를 유의해야 한다. 동영상 모드에서 자동초점(AF) 기능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므로 반드시 수동초점(MF) 기능을 이용한다. 여기에 비용을 좀더 들여 뷰파인더를 따로 장착한다면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아이폰은 가볍고 간편하지만 줌 기능이 없다. 가까이 움직이며 찍어야 하므로 거치대는 필수다. 또한 붐 마이크 대신 녹음기능을 이용하고, 좀더 녹음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배우에게 이어폰 마이크를 부착하면 소리가 더욱 뚜렷해진다. 조명이 큰 약점이지만 엘이디(LED) 디스플레이 터치 기능으로 명도 조절을 하면 야간 촬영도 가능하다. 배터리 문제는 특히 치명적이고 고질적이지만, 빅터 리씨는 “실외를 먼저 찍고 실내 장면에선 충전하며 촬영하는 등의 요령을 익히라”고 조언했다.
촬영 뒤 영상편집 역시 기본 기능으로 할 수 있다. 디에스엘아르는 ‘줌 브라우저’나 ‘이미지 브라우저’ 기능을, 아이폰은 애플리케이션 ‘아이무비’를 이용하면 간단히 영상을 자르고 붙이고 음악을 입힐 수 있다.
글 김미영 기자·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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