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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를 누르며] 귀기울여요, 그들의 노래에

등록 2011-01-13 13:15

〈esc〉 마감을 거의 마치고 새해 여섯살 된 아들이 생애 첫 연애편지를 받은 내용으로 ‘esc를 누르며’를 출고한 뒤 제작까지 끝냈죠. 그런데 누르며를 다시 썼어요. ‘달빛요정’ 고 이진원씨의 생전 일기와 유고를 입수했거든요. 애초 지면 계획을 모조리 뒤엎고 여행면도 한 주 미뤘죠. 그만큼 달빛요정의 일기는 진솔했어요. 일기 안에는 대한민국에서 인디밴드로 살아남으려는 희로애락의 노력들이 생생히 녹아들어 있었으니까요. 달빛요정의 숨소리까지 들릴 것 같은 강렬한 느낌. 독자 여러분, 그 느낌을 함께 나눠요.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의 힘겨워도 행복한 음악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세요.

아들녀석이 음악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었지요. 과학자·대통령·의사·판검사 따위의 따분한 장래희망들 속에서 몸부림쳐온 내 어릴 적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단 한번뿐인 삶을 생각한다면 가장 행복한 일, 아름다운 일, 즐겁고 보람있는 일을 하는 게 최선이란 생각이었죠. 아빠의 희망사항을 아들에게 투사하는 게 건강한 일은 아니지만 저 또한 어른이 되고서야 왜 음악 할 생각을 못했을까 적잖이 후회했거든요. 여러 장르의 예술이 있지만 음악만큼 기묘하게, 강렬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있을까요.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이란 영화도 있어요. 인디음악인이 직접 자신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죠. 거기엔 즐거움·재미·활기·열정이 넘쳐나고 실패·좌절·슬픔·비루함도 묻어 있더군요. 무엇보다 행복이 있었어요. 음악의 힘이겠죠. 마침 가수 김광석의 15주기였죠. 오랜만에 새벽녘 잠에서 깨어나 노래 부르는 김광석을 만났어요. 노래하는 그는 영원히 ‘서른 즈음’으로 남아 있더군요. 잔잔한 슬픔 녹아든 그의 노래들 역시 아름다웠어요.

이번호부터 <누들로드> 이욱정 피디와 <불청객> 이응일 감독의 감칠맛 나는 글이 실렸어요. 사진면·디자인면은 이번주부터 매주 라이프·스타일면으로 찾아뵐게요.


김진철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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