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웃긴 여행 울린 여행
대학 시절 혼자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겁도 없이 여자 혼자 참 많은 곳을 누비고 다녔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밤거리는, 무섭고 위험하면서도 화려했다. 마드리드에서 좀 떨어진 관광지를 둘러보고 오던 저녁. 좁은 골목을 한참 걸어야 나타나는 게스트하우스로 걸음을 재촉했다. 혼자 움직이면 안 되겠다 싶어 덩치 크고 착해 보이는 한 남자 옆으로 슬금슬금 붙어서 걸었다. 일행처럼 보이도록. 다행히 그가 게스트하우스 쪽 골목으로 들어갔고, 난 안 떨어지려 더욱 붙어서 쫓았다. 남자의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나도 걸음을 재촉해 촘촘한 간격을 유지했다. 한적한 골목에 들어서자 남자는 더더욱 빨리 걸었다. 난 무서운 생각이 들어 계속 따라붙었다. 그런데 그 남자,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나를 돌아봤다. 무서운 생각이 엄습해오는 순간, 그가 먼저 외쳤다. “어! 으아아아~!” 공포에 질린 괴성이었다. 이럴 수가. 두려움에 떠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곤 뒤도 안 돌아보고 냅다 뛰어 달아나는 거였다. 2m 가까운 키의 유럽 청년. 몸집이 반토막도 안 되는 나에게, 겁에 질린 그런 표정은 너무했다고요!!
신명진/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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