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해설사 이희숙씨가 서울 송파동 중대초등학교 축구반 어린이들에게 북촌 한옥마을의 아름다움을 설명하고 있다.
문화재·숲 해설사, 그들에 대한 궁금증 해결
볼만한 문화유적지와 걷고 싶은 숲길에 이분들이 있다. 보고 느끼는 여행의 필수 아이템, 문화관광해설사와 숲해설가다. 외국여행이 대세인 요즘, 이들은 우리 땅 구석구석에 남은 문화유산과 풀·꽃 한 포기에서부터 감동을 느껴보라고 외친다. 면면을 보자. 대개 한쪽은 오랜 세월 풍상을 견딘 문화재를 닮았고, 또 한쪽은 연륜만큼 짙은 그늘을 드리운 나무를 닮았다. 주로 현직에서 물러난 뒤 해설사 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이들이다. 문화유산해설사와 숲해설가들이 사는 세상의 안과 밖을 들여다본다.
문화관광해설사 →
관광가이드와 다른 점은? 많이 다르다.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전문적인 수준을 갖췄다. 관광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운영하는 것이 문화관광해설사다. 거의 향토사학자 수준에 이른 이들이 많다. 그만큼 해설사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과 역사인식이 깊다. 정부기관에서 인증한 교육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육도 받는다. 무엇보다 가이드와 달리 해설사는 보수를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다. 돈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라는 거다.
최소한의 활동비로 교통비·식비 등은 나온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이다. 액수는 물론 지자체마다 다르다. 인원과 활동 여건이 다르니까. 서울시 해설사는 하루 활동비가 2만원, 지역에 따라 3만~4만원씩 받는 곳이 많고, 제주도나 경주는 많은 편이다.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라 지자체 추가지원으로 6만원대까지 간다. 해설사들은 한달에 보통 10~14일 근무하므로 대부분 월 50만~60만원 수준이다. 논란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선 해설사를 자원봉사 활동으로, 고용노동부에선 일자리로 분류한다.
문화유산해설사 아니었나? 문화유산해설사가 문화관광해설사로 바뀌었다. 2005년부터다. 문화유산해설사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 수요에 대비해 2001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침으로 마련됐다. 여기에 관광자원개발 영역까지 포괄하면서 문화관광해설사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올해 3월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문화관광해설사는 법적 지위를 갖게 됐다. 지속적인 지원과 활동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그만큼 이제 더 만만치 않다. 예전과 달리, 이제 ‘입만 번지르르한’ 해설사가 설 자리는 없어졌다. 100시간 교육을 받고 나서도 해마다 50시간의 보수교육과 답사·워크숍 등을 통해 전문지식과 현장 경험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또 매년 능력을 점검해 탈락시킨다. 자질 향상을 위한 개별적인 역사문화 지식 습득 노력은 기본이다.
누가 주로 해설사 하나? 전직 공무원·교사·교수·회사원·군인, 대학원생·주부 등 다양하다. 공무원과 대학생은 해설사를 겸할 수 없다. 전국에서 약 3000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활동하고 있다. 40~60대가 대부분이다. 남성은 50~60대, 여성은 40대가 많다. 60% 이상이 여성이다. 앞으로는 외국어 능력이 강화되는 추세여서 20~30대 해설사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의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배우면서 봉사활동을 한다는 매력 때문에 최근 지원이 늘고 있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해설사를 사회경험 쌓기 기회로 활용하려는 젊은이들도 있다.
나이 제한은 논란거리다. 지자체마다 다르기도 하다. 대부분 30살 안팎부터 70살까지 제한하는 걸 원칙으로 하되, 건강과 능력이 있을 경우 제한을 풀고 있다. 70~80대 해설사들 중엔 “아직 팔팔한데 왜 제한을 두느냐”며 불만을 터뜨리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부 지자체가 해설사 연령을 65살까지로 제한한 것은 연령 차별이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어 노령층의 활동 여지가 커질 전망이다. 숲해설가 → 숲해설가 얼마나 있나? 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과 국립산림과학원, 휴양림 등에서 580여명의 숲해설가가 일하고 있다. 각 지자체와 민간 휴양림에서 일하는 분들까지 포함하면 1000명 가까이 될 것이다. 모두 엄격한 심사와 교육과정을 거쳐 1년(활동기간은 10개월) 단위로 임용된 분들이다. 40~60대가 70%쯤 되고 여성이 60%를 웃돈다. 숲해설가도 활동비를 받는다. 일정한 교육과정을 거쳐 임용된 계약직이다. 산림청에서 하루 활동비로 4만6000원을 지원한다. 주 5일 근무에 한달 115만원이다. 숲에서 노닐 시간은 없다. 재임용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대기시간에 책을 읽고, 퇴근 뒤엔 강습·세미나에도 참석한다. 숲에서 대기해야 하므로 일정한 시설이 필요한데, 일부 지역 숲엔 해설가 대기소가 없는 곳도 있다. 이들은 나무처럼 숲길에 서고 바위처럼 앉아 탐방객들을 기다린다. 탐방객이 많은 국립수목원의 경우 숲해설가가 15명에 이르러, 별도 사무실을 마련해 두고 있다. 행복한 일이라던데? 숲에서 지내다 보면 세상 사는 일이 즐거워진다. 이 즐거움과 행복을 탐방객과 함께 깊고 넓게 나누는 게 숲해설가들의 일이다. 퇴직 뒤 노후생활로 숲해설가를 선택한 사람들은 거의 다 행복하다고 말한다. 건강도 챙기고 자연을 공부하고 방문객들과 대화하는 즐거움 때문이다. 탐방객들이 해설을 들으며 숲과 숲을 이루는 동식물의 세계를 알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걷고 쉬고 대화하면서 오랫동안 숲에 머물면 좋다. 머물러 있기만 해도 숲은 탐방객들의 지친 몸과 찌든 마음을 치유해 줄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숲을 가르치는 데만 신경쓰지 말고, 그냥 둘러보며 놀게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숲을 자주 찾는다면 숲의 힘과, 대자연의 섭리 속에 함께 사는 구성원들의 생태를 저절로 깨닫게 될 것이다. 글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나이 제한은 논란거리다. 지자체마다 다르기도 하다. 대부분 30살 안팎부터 70살까지 제한하는 걸 원칙으로 하되, 건강과 능력이 있을 경우 제한을 풀고 있다. 70~80대 해설사들 중엔 “아직 팔팔한데 왜 제한을 두느냐”며 불만을 터뜨리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부 지자체가 해설사 연령을 65살까지로 제한한 것은 연령 차별이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어 노령층의 활동 여지가 커질 전망이다. 숲해설가 → 숲해설가 얼마나 있나? 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과 국립산림과학원, 휴양림 등에서 580여명의 숲해설가가 일하고 있다. 각 지자체와 민간 휴양림에서 일하는 분들까지 포함하면 1000명 가까이 될 것이다. 모두 엄격한 심사와 교육과정을 거쳐 1년(활동기간은 10개월) 단위로 임용된 분들이다. 40~60대가 70%쯤 되고 여성이 60%를 웃돈다. 숲해설가도 활동비를 받는다. 일정한 교육과정을 거쳐 임용된 계약직이다. 산림청에서 하루 활동비로 4만6000원을 지원한다. 주 5일 근무에 한달 115만원이다. 숲에서 노닐 시간은 없다. 재임용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대기시간에 책을 읽고, 퇴근 뒤엔 강습·세미나에도 참석한다. 숲에서 대기해야 하므로 일정한 시설이 필요한데, 일부 지역 숲엔 해설가 대기소가 없는 곳도 있다. 이들은 나무처럼 숲길에 서고 바위처럼 앉아 탐방객들을 기다린다. 탐방객이 많은 국립수목원의 경우 숲해설가가 15명에 이르러, 별도 사무실을 마련해 두고 있다. 행복한 일이라던데? 숲에서 지내다 보면 세상 사는 일이 즐거워진다. 이 즐거움과 행복을 탐방객과 함께 깊고 넓게 나누는 게 숲해설가들의 일이다. 퇴직 뒤 노후생활로 숲해설가를 선택한 사람들은 거의 다 행복하다고 말한다. 건강도 챙기고 자연을 공부하고 방문객들과 대화하는 즐거움 때문이다. 탐방객들이 해설을 들으며 숲과 숲을 이루는 동식물의 세계를 알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걷고 쉬고 대화하면서 오랫동안 숲에 머물면 좋다. 머물러 있기만 해도 숲은 탐방객들의 지친 몸과 찌든 마음을 치유해 줄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숲을 가르치는 데만 신경쓰지 말고, 그냥 둘러보며 놀게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숲을 자주 찾는다면 숲의 힘과, 대자연의 섭리 속에 함께 사는 구성원들의 생태를 저절로 깨닫게 될 것이다. 글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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