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임경선(39)씨
연애소설로 ‘자기모순적 사랑’ 치유나선 임경선씨
자기체험 등 9가지 연애이야기
30대 여성의 ‘미숙한사랑’ 담아
“용기·솔직한 만남에 힘됐으면”
자기체험 등 9가지 연애이야기
30대 여성의 ‘미숙한사랑’ 담아
“용기·솔직한 만남에 힘됐으면”
‘잘 났지만 어수룩한 30대 그 여자들의 자기 모순 치유기.’ 칼럼니스트 임경선(39·사진)씨의 첫 소설 <어떤 날 그녀들이>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이렇다.
지난 3일 출간한 이 책은 현재 교보문고 온라인 주간집계 소설 부문 판매량 8위에 오르는 등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인기 칼럼니스트’의 첫 연애소설이라는 점도 주목을 받는 이유다. 그는 그동안 한겨레 주말매거진 의 상담 칼럼 ‘이기적인 상담실’과 무료일간지 <메트로신문> 등에서 연애 고민을 시원하게 풀어주며 20~30대 여성 팬을 확보해왔다.
소설은 9가지의 짧은 연애 이야기로 흘러간다. 주로 임씨의 개인적 체험과 주변의 경험을 녹였다. 주인공은 대부분 30대 여성이다. “전 성실하고 일 열심히 하는 여자를 좋아해요. 일에는 프로이면서 인간 관계는 아마추어인 30대 여성의 모습에 굉장히 흥미를 느꼈거든요. 판타지 중심이거나 아웃사이더인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여류 작가의 무거운 소설과 다르게 ‘유능한’ 여자 주인공을 내세워보고도 싶었고요.”
실제로 이야기들은 주변에 있음직한 사실적인 묘사가 두드러진다. “남녀가 만나서 사귀기까지가 아닌 사귄 뒤와 결혼 또는 이별로 가기 전의 묵직하고 본성이 적나라게 드러나는 시기의 남녀 모습을 담았어요.” 그가 특히 애착을 갖는 내용은 두 번째 이야기인 ‘남자의 순정’. 89학번인 남자의 연애사를 담았다. “386세대에서 볼 수 있는, 스스로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폭력적일 수 있는 내용을 담았어요.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 그리고 먹먹한 느낌이 드는 점 때문에 끌리죠.”
소설 속에서 그가 말하고자 한 연애는 무엇일까. 그는 “연애는 태도(Attitude)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애 문제에 너무 초보적이죠. 남녀 모두 많이 움츠려 있어요. 조건을 따지는 부모의 간섭과 늦은 취업 등으로 성숙한 연애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얼마 안 되는데, 이마저도 솔직히 받아들이기가 힘든 팍팍한 분위기가 안타까울 뿐이에요. 제 소설을 보면서 마음이 더 촉촉하고 말랑말랑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칼럼과 다른 형식의 글인 소설을 통해 그저 ‘글쓰기의 근육 키우기’를 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2년 동안의 집필 과정에서 스스로 상담과 치유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뭔가 해답을 얻은 것처럼 개운하네요. 청춘을 정리하고 40대를 맞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는 자신의 글로 연애에서도 ‘페어 플레이’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고, 솔직해지고, 상처도 당당히 받을 수 있는 것, 인간 관계의 본 모습 아닐까요. 다만 비겁해지지만 말았으면 해요.”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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