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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탱탱 얼음 아삭 눈송이꽃이 피었습니다

등록 2011-06-30 09:55수정 2011-06-30 10:03

<font color=#A6CA37> <b>파크 하얏트 서울 ‘더 라운지’의 베리빙수</b></font> 5가지 이상의 베리가 맛을 뽐낸다. 투박한 우리 그릇과 새콤하고 달콤한 베리는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
파크 하얏트 서울 ‘더 라운지’의 베리빙수 5가지 이상의 베리가 맛을 뽐낸다. 투박한 우리 그릇과 새콤하고 달콤한 베리는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
무더위 갈아 먹는 시원한 괴력 빙수의 모든 것 전격공개
“팥 넣고 푹 끓인다 설탕은 은근한 불 서서히 졸인다 졸인다 / 팥빙수 팥빙수 난 좋아 정말 좋아 / 팥빙수 팥빙수 여름엔 와따야 / 빙수기 얼음 넣고 밑에는 예쁜 그릇 얼음이 갈린다 갈린다 / 빙수야 팥빙수야 사랑해 사랑해~.”

거리에서 노래가 들려온다. 박자에 맞춰 흥얼흥얼거리다 보면 팥빙수 한 그릇이 뚝딱 만들어진다. 윤종신 목소리다. 윤종신은 가수다, 아니다? 윤종신은 엠시다, 아니다? 윤종신의 정체는 가수였던 것이다. 그것도 계절감각 뛰어난. 여름음식의 강자, 팥빙수를 노래의 재료로 삼았다.

<font color=#A6CA37><b>‘두카티 카페 서울’의 녹차빙수</b></font> 탑처럼 올라간 녹차아이스크림은 이곳 빙수의 가장 큰 특징. 산뜻하고 깔끔한 맛이 인기다.
‘두카티 카페 서울’의 녹차빙수 탑처럼 올라간 녹차아이스크림은 이곳 빙수의 가장 큰 특징. 산뜻하고 깔끔한 맛이 인기다.

팥빙수는 아이도, 어른도 모두 사랑하는 여름철 대표 간식이다. 아이는 팥의 달짝지근한 맛에, 사각사각 과자처럼 부서지는 재미에 팥빙수 집으로 달려간다. 아버지는 오래전 한때를 불러내는 팥빙수의 강력한 힘에 끌려 그 맛을 찾는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몰랐기 때문에, ‘사랑할 때 사랑이 보이지 않’아서 그때의 팥빙수가 더 그립다.

<font color=#A6CA37><b>‘합’의 팥빙수</b></font> 전통 팥빙수의 맛과 셰프 신용일씨가 개발한 독특한 맛이 잘 어우러져 찾는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합’의 팥빙수 전통 팥빙수의 맛과 셰프 신용일씨가 개발한 독특한 맛이 잘 어우러져 찾는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곽현일(42·부산아쿠아리움) 팀장은 부산 국제시장에 있는 팥빙수 골목을 종종 찾는다. 그에게 팥빙수는 떫고 바르르 손 떨리는 사랑이다. 골목에는 8개가 넘는 팥빙수 리어카가 있다. 파란색 기계식 빙삭기와 할머니들이 직접 삶은 팥이 손님을 기다린다. 국제시장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생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맛이 한결같다. 후한 인심도 예전과 다르지 않다. 30~40년 전 국제시장은 부산에서 ‘좀 세련됐다’는 소리를 듣는 이들의 주무대였다. 26년 전 까까머리 고등학생은 이 팥빙수 리어카에서 생애 첫 미팅을 했다. 팥빙수 리어카에 달린 번호가 미팅 번호표였다. 곽씨에게 아삭아삭한 얼음조각과 탱탱하고 다디단 팥은 그때의 수줍은 자신이다.

곽씨에게 추억의 음식인 팥빙수는 지금도 인기가 여전하다. 부산 팥빙수 골목처럼 전통을 지켜내는 곳도 많다. 맛은 조금씩 다르다. 팥과 얼음의 미세한 차이 때문이다. 가 그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길라잡이로 나섰다. 팥을 요리하는 재주는 서커스 단원이 아찔한 공중곡예를 도는 것처럼 절묘한 타이밍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음식은 시대상을 반영하는 법. 팥빙수는 색다른 친구들을 끌어들여 맛과 모양을 바꾸기도 했다. 녹차빙수, 과일빙수, 배빙수, 초콜릿빙수 등. 형형색색, 울긋불긋한 재미를 준다. 팥빙수 디엔에이(DNA)가 박힌 한국인들은 남극에서도 팥빙수를 만들어 먹는다. 지구에서 유일한 맛이다. 팥빙수에는 여전히 숱한 사람들의 사랑과 추억이 담겨 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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