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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 마, 빙수야~

등록 2011-06-30 10:03수정 2011-06-3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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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잘 쉬었나요? 잘 쉬었습니다, 비 온 덕분에…. 지난 월요일 별생각 없이 이렇게 답하고 말았습니다. 비가 오고 쉬다? ‘비가 와서 쉬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라는 의미를 담고 있더군요. 좀더 들어가면 ‘비 온 덕분에 아이와 놀이터에서 놀아주지 않아도 됐고 그래서 집에서 쉴 수 있었다’라는 뜻이 되어버리네요. 아빠는 점점 퇴근 시간이 늦어지고 아이는 갈수록 아빠를 ‘노라죠’(놀아줘)라고 부릅니다.

쉼을 선사한 태풍·장마가 4대강 다리 무너뜨리고 구제역 침출수 흘러넘치게 하더니, 어느새 햇볕에 달아오른 아스팔트가 훅훅 열기를 뿜어냅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앞에 두고 ‘10㎝’의 ‘아메리카노’를 흥얼거려봐도 많이 부족합니다. ‘아메’를 19번이나 반복하고 ‘진해’와 ‘깊어’를 3번씩 읊조렸지만 소용없어요. 비 내리는 일요일 놀이터를 그리워하는 아이를 데리고 먹으러 간 팥빙수가 떠오릅니다. 독자님들도, 1면 사진 보고 꿀꺽 침 한 사발 삼키지 않으셨을지….

유명 ㅁ업체의 대표 ㅁ빙수는 달콤하고 시원했습니다. 줄서도 못 먹는다는 빙수를, 서울 강남에 가지 않고 줄도 안 서고 맛볼 수 있다니, 감탄했습니다. 아이의 반응은 신통찮습니다. 몇 숟가락 안 들고 바로 놔버립니다. 초콜릿보다 김치를 좋아하는 기행을 서슴지 않는 꼬맹이는 기묘한 입맛의 소유자. 그러고 보니 단맛이 너무 강하더군요. 그 유명 빙수의 오리지널을 경험하지 못한 저는 그저, 그 명성에 무릎 꿇었던가 봅니다. 부끄러움과 동시에 치솟는 분노를 억누르며 ㅁ빙수를 싹싹 비워냈습니다. 역시 참맛을 지키려면 욕심을 버려야 하는 건가요?

여기서 뜬금없이, 퀴즈 하나. ‘6090 안전지대’란 무엇일까요? 힌트! 황선우 에디터의 ‘클럽이여 안녕’(4면)을 읽어보세요. 그래도 모르겠다면? 나이에 적응해가며 과도한 욕심은 멀리하는 저와 비슷한 수준이십니다. ‘최고의 사랑’ 독고진 팬님들께는, 삼가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김진철 < esc > 팀장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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