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랜스포머 3>의 주인공인 오토봇 군단 대장 ‘옵티머스 프라임’.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30~40대 ‘다 큰 소년’들의 로봇 향한 사랑과 열정
최근 개봉한 <트랜스포머 3>의 흥행 기록을 보면, 로봇의 화려한 변신 모습에 열광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개봉 첫날부터 전국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점령한 <트랜스포머 3>는 파죽지세로 10여일 만에 관람객 500만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을 거뜬히 넘겼다.
이 영화의 흥행 포인트 가운데 어린 시절 추억어린 로봇에 대한 ‘향수’를 빼놓을 수 없다. 대전에 사는 직장인 손대승(32)씨는 4년 전 영화 <트랜스포머>를 본 뒤, 어렸을 적 좋아했던 로봇 캐릭터 모으기에 나섰다. 그의 집 장식장은 1980년대 로봇 완구인 ‘고드마르스’(육신합체 갓마즈)부터 최근에 나온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 300여점의 완구로 빽빽하다.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의 중고 장터를 통해 구한 ‘보물’들이다. 추억 속 로봇은 구하기 어려워 수십만원을 주고서라도 샀다.
그가 로봇을 사 모으게 된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 무척 좋아했던 ‘킹라이온’ 때문이다. “어렸을 적 집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죠. 초등학생 시절 1만5000원 하던 킹라이온 장난감은 ‘그림의 떡’이었어요. 부모님께 사달란 말 한마디 못하고 그렇게 어린 시절이 지나 그 추억이 ‘트라우마’가 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못다 이룬 꿈 간직한 어른들의 판타지
손씨처럼 ‘로봇 컬렉터’에 나서는 연령층은 30~40대가 대부분이다. 어린 시절 건담, 로보트 태권브이로 시작한 극장판 로봇 만화영화뿐만 아니라, 일본 슈퍼전대물의 초창기 작품과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 리얼로봇이 등장하는 다양한 로봇 문화를 접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사이 영화 <트랜스포머>의 흥행에 이어 해즈브로·반다이 등 유명 로봇 완구 브랜드에서 다양한 변신로봇 완구를 쏟아낸 것도 ‘로봇 컬렉터’의 길로 접어들기 쉬운 환경이 됐다.
2004년부터 트랜스포머의 만화판·영화판 완구와 ‘에스디(SD)건담’(팔다리 짧은 귀여운 형태의 건담 프라모델) 등 100여점을 모으고 있는 직장인 변성현(38)씨는 자신의 변신로봇을 “다 큰 소년(Kidult)의 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 유학 중에 우연히 접한 로봇 기사를 보고, 미국에서부터 막연히 로봇 모으기에 나섰다”며 “일본 반다이의 초합금혼 고가 제품에는 ‘소년의 꿈을 간직한 어른들을 위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는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로봇을 ‘이루지 못한 꿈’의 재현이라고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 보험회사 컨설턴트로 일하는 서정호(41·경기 용인)씨는, 경기 파주 헤이리 슈퍼로봇 박물관인 ‘야누쓰의 로봇왕국’에 로봇 완구 7000여점을 전시해 놓는 등 모두 1만여대의 로봇을 보유한 ‘큰손’이다. 그는, 만화에 등장하는 로봇 캐릭터는 스스로 생각하는 인공지능형과 인간을 닮았지만 파일럿이 필요한 기계의 두가지 형태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결국 건담·마징가제트·태권브이 등 슈퍼로봇을 통해 평범한 인간이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새로운 캐릭터로 자신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꿈의 재현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현실적이고 정교한 변신·합체로 변화
이러한 로봇 캐릭터의 흐름도 최근 들어서는 좀더 ‘현실적인 변신·합체’를 추구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70년대 초창기 로봇의 디자인은 단순했으며, 80년대 이후 다양하게 등장한 변신·합체 로봇들은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변신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컴퓨터그래픽과 3차원 입체영상까지 등장하면서, 복잡한 변신 과정에서 더욱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로봇 캐릭터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서울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 콘셉트디자이너로 일하며, 우뢰매 온라인 동호회인 ‘우뢰매닷컴’ 대표를 맡고 있는 한상헌(36)씨는 “예전 완구들은 거의 동작이 한정적이었지만, 요즘 캐릭터를 보면 움직임을 고려한 디자인이 병행되고 있고, 과거 로봇까지도 새롭게 가동범위를 계산해 디자인해 내놓고 있다”며 “수집가 입장에선 끝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로봇 열기 속에는 과거 로봇을 향한 ‘팬덤’ 이상의 무언가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동숭동에서 로봇박물관을 운영하는 등 로봇 문화에 관심을 가져온 백성현 명지전문대 교수(커뮤니케이션디자인)는 “우리나라 로봇에 대한 담론에는 일본·미국 것과 우리 것, 그리고 표절·모방 시비에만 너무 주목해왔다”며 “과거 로봇 캐릭터에 대한 해석을 새로 하고, 상상력 속의 내용을 산업 등의 영역으로까지 옮기면 충분히 멋진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글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디셉티콘 군단의 ‘쇼크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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