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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와 알탕

등록 2011-07-21 11:16

웃긴 여행 울린 여행
10여년 전, 여고를 갓 졸업했을 때다. 아직 세상 물정 모르고 풋풋하기만 하던 그 시절, 제일 친한 친구 둘과 정동진으로 여행을 떠났다. 바다 내음에 취해 환호성을 지르며 모래밭에서 뛰어놀던 우리는 배가 고파진 뒤에야, 회비를 거둬 갖고 있던 친구가 지갑을 분실했다는 걸 알았다. 배는 고프고 차비도 없고 눈앞이 캄캄했다. 할 수 없이, 무작정 한 식당에 들어가 사정 이야기를 했다. 주인 아저씨는 우리를 한동안 바라보시더니 주방을 향해 외치셨다. “여기, 알탕 좀 해줘요….”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알탕 맛! 정말 환상적이었다. 밥값을 하기로 했다. 아저씨는 말렸지만 우린 식탁·의자 정리, 냅킨 정리, 바닥 청소, 설거지까지 해드렸다.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나오려는데, 아저씨가 돈을 쥐여주시는 거다. 차비 하라고. 몇번이나 괜찮다고 해도 “내 딸 같아서 주는 거니까 받아. 담부턴 조심들 하구…” 하셨다. 눈물이 핑 돌았다. 사람들은 정동진 하면 ‘모래시계’가 생각난다지만, 나는 지금도 그 고마운 아저씨와 그날 보글보글 끓던, 기가 막혔던 알탕 맛이 생각난다.

박희숙/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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