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자도 후포 너머로 저녁노을이 지고 있다.
낚시천국 추자도에서 황홀하게 낚으며 즐기는 법
“칠레 이스터섬 못지않은 절경이에요.” 올해 초 불혹의 생일을 맞은 서태지는 추자도 낚시 장면을 유튜브에 올리며 추자도를 극찬했다. 그의 노래 <모아이>가 남태평양 이스터섬의 ‘돌하르방’ 모아이에서 영감을 얻었듯, 조만간 추자도 속 풍경을 녹여낸 그의 새로운 노래가 나오지 않을까. 추자도는 서태지의 방문 이전에,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바다낚시의 천국’으로 입소문이 난 지 오래다. 오랜 세월 파도의 날에 깎인 소와 용, 사자를 닮은 섬들. 그리고 풍부한 어족량 덕에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제주도와는 다른 분위기의 상·하추자도의 깎아지른 듯한 절경과 주변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 곳곳에는 ‘던지는 대로 잡아 올린다’고 할 만한 낚시 포인트가 있다. 낚시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고,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낚시의 손맛을 즐길 수 있다.
낚시도구는 빌리는 편이 초간단
‘초보 낚시꾼’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낚시 도구를 챙기는 이른바 ‘채비’다. 낯선 낚시 용어 때문에 정신부터 혼미해지기 쉽다. 그러나 추자도 낚시에서는 안테나처럼 쭉 뽑아서 쓰는 바다낚싯대를 일반적으로 쓰기 때문에 준비도 생각보다 간단하다.
바다낚싯대는 흔히 민낚싯대, 민물민대 등으로 부르는 낚싯대로 오랜 시간 들고 있어야 하는 바다낚시의 성격상 카본 등의 가벼운 재질로 만든다. 민낚싯대(소어용·대어용)와 이보다 길이가 짧은 배낚싯대 등 종류가 다양하지만, 민낚싯대 정도면 낚시를 즐기는 데에는 충분하다. 좀더 낚싯대를 다룰 줄 안다면, 손잡이 부분에 낚싯줄을 감는 도르래가 달려 있는 릴낚싯대를 써도 된다.
“꼬리 부분을 살짝 떼어내요. 그리고 갈고리 모양 낚싯바늘에 끝에서부터 끼워서 던지면 돼요. 이리저리 흔들지 말고 물속에 담가두면 입질이 올 거예요.” 16일 낮 나바론호에 오르기 전, 배를 모는 박종혁(49) 나바론민박 사장이 낚싯대와 미끼로 쓰는 크릴을 펼쳐두고 짤막한 낚시법 설명에 나섰다. 별다른 기술 없이 미끼가 물렸다 싶으면 힘차게 낚싯대를 걷어올리는 것만으로 이미 ‘낚시꾼’ 입문 성공이다.
추자도 안 5곳 정도 되는 낚시용품 대여점에서는 방파제 낚시 등 근방에서 하는 낚시 말고는 낚시 도구를 따로 빌려주지 않는다. 초보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파손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그 대신 민박집 등에서 준비해 둔 낚싯대를 이용하거나 저렴한 낚싯대를 준비해 가는 편이 낫다. 추자도에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낚시는 본섬 절벽에서 즐기는 ‘갯바위 낚시’와 어선을 타고 나가 추자도 주변 무인도에서 즐기는 ‘무인도 낚시’, 그리고 방파제 낚시가 있다. 갯바위 낚시는 섬 해안가에서 즐기는 낚시를 말한다. 상·하추자도에는 해안선을 따라 12곳 정도 물고기가 잘 잡히는 ‘낚시 포인트’가 있다. 상추자도에서는 서쪽 해안선을 따라 다무래미, 세말, 목께 끝, 용둠벙, 나바론 등 낚시하기 좋은 지역이 있다. 특히 나바론 절벽은 병풍처럼 펼쳐지는 절벽의 경치가 장대하게 펼쳐져 눈이 즐겁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추자도의 경우, 오지박, 복수루 앞, 예초리기정길, 작은물이, 채석장, 망여, 석지머리 등 섬 곳곳에 다양한 낚시 포인트가 퍼져 있다. 좀더 고즈넉한 섬의 경치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적당하다. 감성돔 낚고 싶다면 바람 차가워지는 11월 중순에 무인도 낚시는 섬 주변 무인도 가운데 직구도에서 대부분 즐긴다. 추자항에서 서북쪽으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직구도는 오래전 사람이 살면서 밭농사도 지었던 섬이지만, 인적이 끊기면서 지금은 무인도로 변했다. 무인도 갯바위에 앉아 낚시 던지며 파도 부딪치는 소리를 함께 즐기고, ‘추자 10경’ 가운데 하나인 직구도 낙조도 구경할 수 있다. “저기를 ‘하늘 열린 바위’라고 해요. 저 위에 올라서 하늘을 보면 쏟아지는 별을 즐길 수 있죠. 주로 새벽낚시를 하러 가는 사람들은 3~4시께 여기 도착해 새벽별 구경을 하고 낚시에 나섭니다.” 배가 직구도를 한 바퀴 돌 때, 박 사장이 손가락으로 바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방파제 낚시의 경우, 추자도 일대의 방파제가 모두 훌륭한 포인트이지만 지역 주민들은 만류하는 경우가 많다. 방파제에 파도를 막기 위해 설치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테트라포드(삼발이)가 미끄러워 추락 사고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낚시하기 좋은 때가 언제냐”고 추자도 주민들에게 물었지만, 열이면 열 하나같이 “사시사철 낚시 재미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물살이 빠르고 섬 주변에 수심이 깊은 추자도에선 계절마다 잘 잡히는 어종도 조금씩 다르다. 봄가을에는 참돔·돌돔, 여름에는 농어와 돌돔, 겨울에는 감성돔이 많이 잡힌다. 낚시꾼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어종은 감성돔이다. 배를 오가면서 보는 멸치떼와 에메랄드 바닷빛은 덤이다. 추자도에서 1세대 낚시꾼으로 통하는 태성민박 사장 원용순(79·추자면 대서리)씨는 “그래도 가장 낚시 즐기기 좋은 시기는 11월 중순부터 12월”이라며 “이른 가을에는 작은 돌돔이 대부분이지만, 날이 조금만 추워지면 볼락·감성돔 등을 잘 잡을 수 있어 낚시 재미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추자도=글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직구도 갯바위에 올라 낚시를 하고 있는 esc팀 기자들.
박종혁 나바론민박 사장이 크릴 미끼를 다루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추자도 안 5곳 정도 되는 낚시용품 대여점에서는 방파제 낚시 등 근방에서 하는 낚시 말고는 낚시 도구를 따로 빌려주지 않는다. 초보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파손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그 대신 민박집 등에서 준비해 둔 낚싯대를 이용하거나 저렴한 낚싯대를 준비해 가는 편이 낫다. 추자도에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낚시는 본섬 절벽에서 즐기는 ‘갯바위 낚시’와 어선을 타고 나가 추자도 주변 무인도에서 즐기는 ‘무인도 낚시’, 그리고 방파제 낚시가 있다. 갯바위 낚시는 섬 해안가에서 즐기는 낚시를 말한다. 상·하추자도에는 해안선을 따라 12곳 정도 물고기가 잘 잡히는 ‘낚시 포인트’가 있다. 상추자도에서는 서쪽 해안선을 따라 다무래미, 세말, 목께 끝, 용둠벙, 나바론 등 낚시하기 좋은 지역이 있다. 특히 나바론 절벽은 병풍처럼 펼쳐지는 절벽의 경치가 장대하게 펼쳐져 눈이 즐겁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추자도의 경우, 오지박, 복수루 앞, 예초리기정길, 작은물이, 채석장, 망여, 석지머리 등 섬 곳곳에 다양한 낚시 포인트가 퍼져 있다. 좀더 고즈넉한 섬의 경치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적당하다. 감성돔 낚고 싶다면 바람 차가워지는 11월 중순에 무인도 낚시는 섬 주변 무인도 가운데 직구도에서 대부분 즐긴다. 추자항에서 서북쪽으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직구도는 오래전 사람이 살면서 밭농사도 지었던 섬이지만, 인적이 끊기면서 지금은 무인도로 변했다. 무인도 갯바위에 앉아 낚시 던지며 파도 부딪치는 소리를 함께 즐기고, ‘추자 10경’ 가운데 하나인 직구도 낙조도 구경할 수 있다. “저기를 ‘하늘 열린 바위’라고 해요. 저 위에 올라서 하늘을 보면 쏟아지는 별을 즐길 수 있죠. 주로 새벽낚시를 하러 가는 사람들은 3~4시께 여기 도착해 새벽별 구경을 하고 낚시에 나섭니다.” 배가 직구도를 한 바퀴 돌 때, 박 사장이 손가락으로 바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손바닥 길이보다 큰 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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