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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말, 확 궁디를 주 차삘까?

등록 2011-12-01 11:32수정 2011-12-01 11:38

<b>표지사진 |</b> “선생님, 조금만 움직이세요!” 사진 포즈를 요구하니 빠른 부산말이 돌아왔다. “와 그랍니까. 저 선생님 아닌데예.”(류정남) 이어 돋보기를 든 개그맨 양상국이 말끝을 올리며 어색한 서울 말투를 흉내냈다. “이거~ 너무~ 무~서운 거 아니예요?” 
‘서울메이트’ 팀은 촬영 내내 웃음을 빵빵 터뜨렸다. 꽃미녀·꽃미남 뺨치는 박소라, 허경환의 표정 연기도 한 몫했다. 인기있는 개그는 이유가 있다.(사진 왼쪽부터 박소라, 류정남, 양상국, 허경환)
표지사진 | “선생님, 조금만 움직이세요!” 사진 포즈를 요구하니 빠른 부산말이 돌아왔다. “와 그랍니까. 저 선생님 아닌데예.”(류정남) 이어 돋보기를 든 개그맨 양상국이 말끝을 올리며 어색한 서울 말투를 흉내냈다. “이거~ 너무~ 무~서운 거 아니예요?” ‘서울메이트’ 팀은 촬영 내내 웃음을 빵빵 터뜨렸다. 꽃미녀·꽃미남 뺨치는 박소라, 허경환의 표정 연기도 한 몫했다. 인기있는 개그는 이유가 있다.(사진 왼쪽부터 박소라, 류정남, 양상국, 허경환)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요즘 대세 <개그콘서트> ‘서울메이트’를 통해 들여다본 사투리의 세계
20% 넘는 시청률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는 <한국방송> (KBS)의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그 속에서 꾸준하게 반년 가까이 긴 사랑을 받아 오는 코너가 있다. 바로 상경한 세 경상도 남자가 사투리 때문에 겪는 이야기로 개그를 펼치는 ‘서울메이트’. 이들은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친구를 타박하는 내용으로 “서울말은 끝말만 올리면 되는 거 모르~니?”, “아이고, 이기 마, 확 궁디를 주 차삘까?” 등 중독성 강한 유행어를 만들고 있다.

이들의 사투리 세계를 향한 궁금증으로 간질간질해진 〈esc〉가 지난 22일 세 경상도 남자 개그맨 허경환(31·경남 통영), 류정남(32·부산), 양상국(29·경남 김해)과 겉만 ‘서울 여자’ 역할이고 사실은 충청도 여자인 개그우먼 박소라(22·충남 천안)를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로 초대했다. 만남부터 소동의 연속이었다.

허경환 증남이 형 머해? 아, 시간 없는데에~. 어여 들어와!

류정남 내 여 있다. (촬영 자세를 취하면서) 그랬니이~이!

양상국 아 놔. 끼아들지 쫌 마라. 얼굴 가린다!

esc 어이쿠. 개그 속 모습과 현실이 비슷한 것 같은데요?

이 코너는 원래 6년 전에 상국이랑 정남이 형이 짜 놓은 개그예요. 반응이 영 별로였는데 지방공연만 가면 반응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제 캐릭터 슬쩍 넣고, 개그콘서트 피디님께 얘기해서 제가 숟가락만 따~악 얹은 거죠.

우리 코너 보면 서울 사람, 지방 사람 웃는 포인트가 달라요. 서울 사람은 우리가 이상한 행동 할 때, 지방 사람은 사투리 할 때 웃어요. ‘서울 여자’ 소라는 남자만 있어서 너무 칙칙하다고 해서 정남이 형의 적극 추천으로 합류했죠.(의미심장한 웃음)


박소라 아아~.(말 못할 웃음)

esc 사투리 아이디어 찾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처음에는 진짜 30분 만에 짰어요. 일상이 사투리고 우리 이야기니까. 밥 묵다 짜고, 그냥 얘기하다 짜고. 처음엔 (소재가) 너무 많으니까 행복했죠. 한 1년은 하겠지? 남들은 밤새워서 개그 짜는데 우리는 30분이면 되니까…. 그런데 다섯달 넘어가니 어려움에 봉착했어요.

우리 사투리 막 지어냈다 카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거 아니에요. 예를 들면, “홀타 주세요~.(훑어서 모으다)” 이런 말 요즘 세대는 모르지만, 어르신들은 쓰던 말이죠. 우리가 다 찾아요.

esc 소라씨는 코너에서 서울 여자 역할을 맡았는데, 원래는 충청도 출신이네요.

박소라 제 사투리는 거의 특징이 없어요. 그 대신 선배들 사투리를 심사해요. 제가 알아들으면 소재로 쓰기 괜찮은 거, 아예 못 알아들으면 안 되는 아이템. 이렇게 나누죠.

양상국 소라는 “홀타”는 아는데, “지도(나도)·은지(아니다)” 이런 거 몬 알아들어요.

그래서 선배들이 불러주는 사투리 적어두는 공책도 있어요. 그런데 듣기만 되고 말하기는 안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서울 여자였는데 알고 보니 전라도 여자’로 연기하는 시도도 했었는데, 너무 어색해서 없던 일 됐어요.

esc 앞으로 사투리 개그 어떻게 해 나갈 건가요?

오늘 오면서 정남이 형이랑 그 얘기 했어요. 우리 개그 인생의 최고 무기는 사투리다. 이게 안 될 뻔했을 때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사랑을 받으니….

근데 상국아, 그래도 우리 개그맨인데 최고의 무기가 사투리라 카믄 좀 그르치 않나….

에이, 그래도 이거 서울 사람은 몬하는 거잖아요.

대화가 깊이가 없어 깊이가~. 원래 사투리라는 게 딱히 깊이 있는 게 아니죠. 그냥 같이 즐기는 거죠.

esc ‘서울메이트’가 사투리 폄하한다는 비판도 있어요.

그건 절대 아입니다. 우리는 사투리 연기하는데 사투리 쓰면 방송 나오지 마라 하는 것도 아니죠. 저희는 저희만의 언어로 얘기하는 거니까요. 그기 생각의 차이 아니겠습니까.

원래 ‘확 궁디를 주 차삘까’는 경상도에서 다 쓰는 말이에요. 애들끼리 장난스레 하는 말처럼요. 원래 유행어로 하려던 게 전혀 아니었어요. 그런데 의도하지 않은 유행어가 됐죠.

경환이 유행어 “있는데~”는 흑심이 있어요.

그래요, 저 솔직히 유행어 생각하면서 짜요. 술자리에 할 수 있을까? 게임 하면서도 할 수 있을까?

상업의 극치입니다. 상업주의의 극치!

“그런 거~니”도 유치하지만 손을 끝까지 올려야겠다 생각해서 일부러 짠 거였죠.(웃음)

하~ 근데 원래 우리가 최고의 광고 모델 후보였다 그라데요. 사마귀 유치원, 애정남, 비상대책위원회 나오기 전까지 말이죠.

와~ 그러게. 내도 시골 애들이 고소라도 쫌 해줬으면 좋겠네!(웃음)

글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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