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유명작가가 디자인한 패브릭·신진작가 아트포스터, 판화 등 다양해지는 그림 액자의 세계
예술작품의 아우라는 옅어지는데, 예술작품을 모아 전시하는 공간의 아우라는 짙어만 간다. 갤러리 이야기다. 전시된 그림의 화풍은 초현실주의, 팝아트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대중과 가까워지는 중이지만 ‘갤러리’의 높은 문턱만큼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다. 들어서기 겁낼 이유가 없다고는 하지만, 한 점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그림을 손쉽게 살 수 없는 처지인 많은 사람들에게 그림값 자체가 현실의 높은 벽이다. 갤러리가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그림 가게’인 이유다.
“인물화, 추상화, 사진은 식상
독특한 디자인 패브릭이
더 희소성 있어 보여요” 이런 와중에 소비자들의 눈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집을 꾸미기 위해 어디선가 봤던 그림보다는 흔히 볼 수 없는 그림을 찾아 나선다. 꼭 ‘진짜 그림’이 아니어도 된다. 오히려 정직하게 ‘진짜 그림’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는 ‘그림 가게’에 마음을 빼앗긴다. 신선할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값으로 심리적인 문턱을 크게 낮춘 ‘그림 가게’. 온라인에서 마냥 헤맬 필요 없다. 점점 그림 인테리어를 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온라인에서 출발해 오프라인 매장까지 갖춘 그림 가게가 속속 문을 열거나,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골목 사이사이를 헤집고 들어갔다. 지하철 공사가 한창인 거리 옆 지하에 그림 가게가 있다. ‘이런 곳에 그림 가게가?’라고 놀랄 만한 곳이다. 지하에 자리잡은 쇼룸에 들어서면 그런 소리가 쏙 들어간다. 어둡고 작은 공간이지만, 옹기종기 벽에 걸리고 바닥에 놓인 그림이 꽤 많다. 온라인에서 시작해 지난해 오프라인 쇼룸을 낸 인투(into1.co.kr)의 그림 가게다. 가만있자, 그런데 그림인데 그림이 아니다. 만져보니 더욱 확실하다. 어떤 그림을 만져보니 천 느낌이 들고, 다른 그림을 만져보니 그냥 종이 같다. “한 점 한 점 그린 그림이 아니에요. 세련된 디자인의 벽지나 패브릭을 액자에 넣어 그림처럼 보이게 만든 거죠.” 김하양 대표의 설명이다. 이 말을 듣고 나니 10만~20만원, 최고 50만~60만원대의 가격이 이해가 된다. “외국에는 패브릭을 액자에 넣어서 집안을 장식하는 방식을 많이 써요. 꼭 그림이 아니더라도 유명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이색적인 패브릭이나 벽지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거든요.” 인투에서 팔고 있는 꽃 그림 액자 가운데는 소니아 리키엘과 같은 패션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아트 프레임이 여럿이다. 그림 같은 패브릭과 벽지 액자? 만져보면 유화 그림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확인할 수 있지만, 벽에 걸린 액자를 보면 꼭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고, 그 가치를 단정하는 일이 부질없어 보인다. 오히려 조잡한 복제 명화나 싸기만 한 진짜 그림보다는 만족도가 높을 법하다. “인물화나 추상화, 사진 액자 같은 건 많이 식상해 보였어요. 이곳에서는 특이한 소재와 디자인의 아트 캔버스를 찾을 수 있었죠.” 지난해 이사를 하고 5개월 동안 마음에 드는 그림을 구하지 못했다가, 11월 인투에서 그림을 사서 식탁 옆 짙은 보라색의 포인트월을 장식한 김성연(32)씨의 얘기다. “오히려 일반 유화 그림이 아닌 게 매력적이었어요. 벽지나 패브릭을 넣은 액자가 더 희소성 있게 느껴졌으니까요. 인테리어 면에서도 100% 만족하고요.” 지난해부터 가구 판매점과 동거를 시작한 그림 가게도 있다. 까사미아 압구정점 지하에 있는 아트숍이 그 주인공이다. 값도 합리적인 편이다. 10만~20만원대면 그림 입양이 가능하다. 물론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은 아니다. 작가들의 그림을 필름으로 전환해 인쇄한 ‘아트포스터’를 판다. 그런데 그냥 표면이 반짝이거나 매끄러운 인쇄 방식이 아니다. 가까이서 보니 마치 진짜로 그린 그림처럼 질감이 느껴진다. 더구나 캔버스에 인쇄한 작품은 일반 그림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지클레’라는 극세사 잉크 인쇄 방식을 도입한 덕이라고 아트숍에서 일하는 이유미씨는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독특한 그림이 있는가다. 이곳에서는 미국의 아트포스터 전문 제작업체인 ‘스타일 플랜’에서 수입한 작품들을 판다. 역시 ‘지클레’ 방식을 도입해 인쇄한 작품들이다. 스타일 플랜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인쇄해 팔고 있다. 조너선 애들러, 조니 테일러, 리 크루, 자이메 엘스워스 등의 아트포스터를 직접 보고 살 수 있다. 최근에는 빌트모어 컬렉션(미국 밴더빌트 가문이 수집한 고미술품의 스케치를 인쇄한 아트포스터)이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이들 작품은 원하는 크기대로 주문할 수도 있다. 주문에서 미국으로부터 배송되기까지는 2주의 시간이 걸린다. 까사미아 압구정점의 아트숍에서 팔고 있는 작품 가운데 90%가량은 스타일 플랜에서 들여온 아트포스터다. 독점계약을 해 한국에서는 이곳에서만 판다.
이유미씨는 직접 집 안의 사진을 찍어 오면 어울리는 그림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그에게 물었다. 올봄 어떤 그림을 거는 게 좋겠냐고. “집 안에서 평소 볼 수 없었던 컬러의 그림을 한두 점 배치하면 활기를 불어넣을 수가 있어요. 그리고 큰 그림은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으니, 컬러에 힘준 그림보다는 옅은 색의 그림이 좋을 것 같아요.”
판화 그림을 들이는 것도 손쉽게 그림을 거는 방법 가운데 하나. 판화 하면 ‘찍어내는 그림’이라는 오해를 받기 일쑤지만, 유화 그림 못지않다. 판화 그림이 나오기까지는 캔버스에 색을 칠하는 것만큼이나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기계가 찍어내는 판화가 아닌 이상, 직접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하는 그림이다.
게다가 판화 그림은 그림 아래 에디션 넘버를 기재해 오리지널 그림과 다름없다. 판화 그림을 파는 온라인숍 갤러리아리아(galleryaria.com)의 배영화 대표는 “판화 하단에는 100분의 1부터 100분의 10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는데, 이게 에디션 넘버를 가리켜요. 작품의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100장만 찍고 원판을 폐기하거나 다른 표시를 해서 오리지널 작품과 아닌 것을 구분하죠”라고 설명했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꾸준히 개인 소비자들의 그림 수요가 늘면서 배씨는 3월 중 오프라인 매장을 낼 계획이다.
아무래도 문턱이 가장 낮은 그림 가게는 온라인몰이다. 텐바이텐이나 1300k와 같은 디자인몰의 ‘홈갤러리’ 코너에서는 여러 신진 작가들의 그림을 구입할 수 있다. 일러스트나 팝아트 성격의 그림을 부담없는 가격에 만날 수 있다. 꼭 신진 작가들의 그림이 아니더라도, 소비자가 주문 의뢰한 이미지를 아트 캔버스 등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몰도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사진제공 아트와이즈서울, INTO, 갤러리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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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미아 압구정점 그림 가게의 전경.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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