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수목원의 안개 낀 붉가시나무 숲길.
[매거진 esc] 국내 유일의 난대림 수목원 ‘완도수목원’·신지도 울모래 체험마을 여행
지난 주말, 팝콘처럼 터지기 시작한 꽃송이 무리를 기대하고 찾은 전남 남해안. 해남의 매화농원도, 완도의 동백나무숲도 봄빛을 누리기엔 일렀다. 늦겨울 추위가 길게 이어져, 본격 개화 시기는 일주일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매화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도, 동백꽃 만나러 온 나그네도 말했다. “지구온난화가 문제랑게.” 한반도의 난대림 확산은 지구온난화를 드러내는 한 상징. 봄을 맞으러 간 곳에서 만난, 국내 최대의 천연 난대림지대 완도수목원의 푸른 숲은 그래서 더 눈길을 끌었다. 사철 푸른 난대림 숲길을 걸으며 지구온난화 공부도 하고, 봄내음 머금은 해조류 채취와 남국 과일나무 비파잎차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간다. 전남 완도군 본섬의 완도수목원과 신지도 울몰(울모래) 체험마을이다. 자녀와 함께 떠나는 봄맞이 체험 여행지로 알맞다.
수목원 새순 돋는
4월 말~5월 초 가장 좋아
산 아랜 동백 벚꽃 만발 사철 눈부신 초록융단 깔린 상황산 완도수목원 “완도에 오셔서 보길도나 청산도만 보고 간다면 ‘완도의 보물’ 하나를 놓치는 겁니다.” 완도의 최고봉 상황봉(644m)을 가리키며 완도수목원 박종석 연구사가 말했다. 푸른 융단을 깔아놓은 듯 부드럽게 굽이치며 골마다 운무를 거느린 모습이 한눈에 봐도 녹음 우거진 여름 산 풍경이다. 완도수목원은 국내 유일의 난대림 수목원이자 최대의 천연 난대림 수목 자생지. 2049㏊ 넓이의 광활한 산야에서 750여종의 수목이 자생한다. 난대림은 낙엽이 지지 않는 ‘늘푸른넓은잎나무’(상록활엽수) 숲이다. 우리나라에선 남해안과 제주도 등 1월 평균기온이 섭씨 0도 이상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완도수목원의 주요 수종은 붉가시나무·완도호랑가시나무·구실잣밤나무·동백나무·황칠나무·후박나무 등으로 참나무과에 속하는 붉가시나무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박형호 완도수목원 원장은 “상록활엽수들은 잎이 두껍고 매끄러워 광택이 있는데, 이는 건조한 겨울을 견디기 위한 것”이라며 “한겨울 맑은 날이면 반짝이는 잎들로 산 전체가 눈이 부실 정도”라고 설명했다. 완도수목원 숲길 탐방에 앞서 산림전시관에 들러, 지구온난화로 인해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을 공부한 뒤 산으로 오르는 게 순서다. 탐방로는 1시간, 1시간30분, 2시간짜리 세 코스가 있다. 어느 코스를 거닐든 운치 있는 숲길, 빼어난 전망을 안겨준다. 산길과 호숫가 수변데크를 거치는 동안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진초록 녹음, 음이온이 풍부하다는 신선한 공기를 즐길 수 있다. “해안의 난대림은 산소 농도가 일반 활엽수림에 비해 3.7배나 높지요.” “관음사 절터와, 주민들이 숯을 굽던 가마터도 있어요.” 수목원 탐방로가 ‘치유의 숲길’이자 ‘역사문화 탐방길’임을 강조하는 6명의 숲해설사가 길 안내를 해준다. 가장 먼저 봄이 다가옴을 알리는 노란 복수초 꽃들이 흐드러지게 깔린 복수초 자생지를 둘러보며 박 연구사가 말했다. “내 생각에 완도수목원 경치는 새순이 돋는 4월 중순부터 5월 초 무렵이 가장 멋져요. 호숫가와 산 밑엔 동백꽃과 벚꽃이 만발하고요. 산기슭을 덮는 연초록 새순들이 환상적이죠.”
해초 채취, 비파잎차 만들기 체험 명사십리 울몰마을
완도수목원을 나와 완도 본섬을 반바퀴 돌아, 신지대교 건너 10여㎞ 차를 달리면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이름난 대곡리 울몰마을에 이른다. ‘울 명’(鳴) 자를 쓰는 명사십리(鳴沙十里)는, 파도에 쓸리는 모래밭이 소리를 내 울모래라 불린 데서 나온 명칭이다.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 해서 여름이면 해수욕객들과 함께 모래찜질 인파가 전국에서 몰려오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한여름에만 북적이곤 황량해지는 마을을 사계절 휴양여행지로 가꾸기 위해 울몰과 땅골마을 주민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반농반어촌인 두 마을 27가구가 참가해 청정해변인 마을 앞 바닷가에서 나오는 돌미역과 톳, 다시마, 바지락 등을 채취하는 체험행사를 벌이고, 열대과일 나무인 비파나무 잎과 과일을 활용한 잎차 만들기, 과일 따기 체험도 진행한다. 비파잎차 만들기는 1~3월, 돌미역·톳·파래 채취 체험은 2~4월, 비파 과일 따기 체험은 6월에 할 수 있다. 겨울(11~2월)엔 석화 구워먹기도 한다. 마을회관에 체험장과 단체 숙박시설을 마련했다. 20가구에선 민박집을 운영한다.
체험마을 위원장 이일근씨가 자랑했다. “완도가 그 뭣이냐, 지반이 맥반석이라. 바닷물에도 고런 성분이 녹아들어분께 해산물 영양이 좋고 맛도 좋제라.” 톳이 특히 많이 나는데, “날로 먹는 연한 해톳(생톳)은 겨울에, 건조용으로 쓸 톳은 5~6월에 채취한다.”
주민들이 요즘 신경 써서 가꾸는 것이 ‘황금과일’로 불리는 비파나무다. 완도는 국내의 대표적인 비파나무 재배지. 완도군 전체 재배면적 100㏊(전국의 70%) 중 60㏊가 신지도에 있다. 비파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아열대 교목으로, 6월에 달콤한 맛을 내는 황금빛 과일을 딸 수 있다. 씨가 많아 과육이 다소 적지만, 비타민류가 풍부한 과일이다. 잎과 꽃은 천식·거담·기관지염과 폐질환에 효과가 있어 한약재로 이용된다. “요것이 신비한 과일이라. 겨울에 꽃 펴서 봄에 열매가 달리는 것이여.” 열매가 작은 토종 비파도 있지만 최근 재배하는 종은 일본을 통해 들여온 개량종이다. 지난해부턴 일부 농가에서 비닐집 재배를 통해 5월 초~중순부터 비파를 수확하고 있다.
‘황금과일’
비파나무 잎따기 체험
구수한 차 맛도 그만 주민들은 비파나무를 제초제도, 비료도 주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재배한다. 체험마을 감사 이영의씨가 비파나무 가지에 매달린 ‘잎말이나방’ 집을 따내며 말했다. “비파나무는 스스로 병해충을 이겨내는 나무여. 농약 안 치고 암것도 안 해도 알아서 크니께.” 지난 16일 울몰마을 뒷산 비파나무 밭에선 부슬비 속에 신지도 유치원생들의 비파나무 잎 따기 체험행사가 열렸다. “아그들아, 요렇게 두꺼운 아래쪽 이파리를 요렇게 똑 따거라잉.” 아이들은 우비를 입고 고사리손을 내밀어 비파 잎을 따며 즐거워했다. 이영의씨는 “잎차로 만들 비파 잎은 차나무와는 달리, 새순이 아닌 맨 아래쪽 묵은 잎을 따서 쓴다”며 “묵은 잎에 향과 영양 성분이 많다”고 말했다. 잎 채취 체험을 마친 아이들은 체험관으로 이동해, 잎을 씻고 골라 자른 뒤 미리 말려둔 찻잎으로 차를 끓여 함께 마셨다. 숭늉처럼 구수한 맛이 나는 비파잎차엔 카페인이 없어 누구나 즐겨 마실 수 있다고 한다. 비파잎차 만들어 마시기 체험 2000원. 찻잎 200g 1만5000원. 5월 중순~말엔 하우스 재배 비파 따기 체험, 6월 초엔 노지 비파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길이 3.8㎞, 폭 150m에 이르는 명사십리 해수욕장 한쪽엔 해수탕과 사우나, 야외수영장, 숙박시설 등을 갖춘 ‘해조류 스파랜드’가 있다. 해수찜질방이 인기다. 바닷물을 거른 뒤 톳, 다시마 추출물과 비파즙을 섞어서 가열한 물을 찜질용으로 쓴다. 2인실부터 30인실까지 18개의 찜질방이 있다. 방 한가운데 설치한 욕조에서 뜨거운 해수를 떠서 몸에 끼얹는 방식. 1인 1만2000원. 객실 30실에 스크린골프장 등도 갖췄다.
완도=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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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수목원 산기슭에서 만난 복수초.
4월 말~5월 초 가장 좋아
산 아랜 동백 벚꽃 만발 사철 눈부신 초록융단 깔린 상황산 완도수목원 “완도에 오셔서 보길도나 청산도만 보고 간다면 ‘완도의 보물’ 하나를 놓치는 겁니다.” 완도의 최고봉 상황봉(644m)을 가리키며 완도수목원 박종석 연구사가 말했다. 푸른 융단을 깔아놓은 듯 부드럽게 굽이치며 골마다 운무를 거느린 모습이 한눈에 봐도 녹음 우거진 여름 산 풍경이다. 완도수목원은 국내 유일의 난대림 수목원이자 최대의 천연 난대림 수목 자생지. 2049㏊ 넓이의 광활한 산야에서 750여종의 수목이 자생한다. 난대림은 낙엽이 지지 않는 ‘늘푸른넓은잎나무’(상록활엽수) 숲이다. 우리나라에선 남해안과 제주도 등 1월 평균기온이 섭씨 0도 이상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완도수목원의 주요 수종은 붉가시나무·완도호랑가시나무·구실잣밤나무·동백나무·황칠나무·후박나무 등으로 참나무과에 속하는 붉가시나무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박형호 완도수목원 원장은 “상록활엽수들은 잎이 두껍고 매끄러워 광택이 있는데, 이는 건조한 겨울을 견디기 위한 것”이라며 “한겨울 맑은 날이면 반짝이는 잎들로 산 전체가 눈이 부실 정도”라고 설명했다. 완도수목원 숲길 탐방에 앞서 산림전시관에 들러, 지구온난화로 인해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을 공부한 뒤 산으로 오르는 게 순서다. 탐방로는 1시간, 1시간30분, 2시간짜리 세 코스가 있다. 어느 코스를 거닐든 운치 있는 숲길, 빼어난 전망을 안겨준다. 산길과 호숫가 수변데크를 거치는 동안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진초록 녹음, 음이온이 풍부하다는 신선한 공기를 즐길 수 있다. “해안의 난대림은 산소 농도가 일반 활엽수림에 비해 3.7배나 높지요.” “관음사 절터와, 주민들이 숯을 굽던 가마터도 있어요.” 수목원 탐방로가 ‘치유의 숲길’이자 ‘역사문화 탐방길’임을 강조하는 6명의 숲해설사가 길 안내를 해준다. 가장 먼저 봄이 다가옴을 알리는 노란 복수초 꽃들이 흐드러지게 깔린 복수초 자생지를 둘러보며 박 연구사가 말했다. “내 생각에 완도수목원 경치는 새순이 돋는 4월 중순부터 5월 초 무렵이 가장 멋져요. 호숫가와 산 밑엔 동백꽃과 벚꽃이 만발하고요. 산기슭을 덮는 연초록 새순들이 환상적이죠.”
완도군 신지면 대곡리 울몰마을 비파나무 밭에서 어린이들이 비파잎차를 만들기 위해 잎을 따고 있다.
완도 전복찜.
비파나무 잎따기 체험
구수한 차 맛도 그만 주민들은 비파나무를 제초제도, 비료도 주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재배한다. 체험마을 감사 이영의씨가 비파나무 가지에 매달린 ‘잎말이나방’ 집을 따내며 말했다. “비파나무는 스스로 병해충을 이겨내는 나무여. 농약 안 치고 암것도 안 해도 알아서 크니께.” 지난 16일 울몰마을 뒷산 비파나무 밭에선 부슬비 속에 신지도 유치원생들의 비파나무 잎 따기 체험행사가 열렸다. “아그들아, 요렇게 두꺼운 아래쪽 이파리를 요렇게 똑 따거라잉.” 아이들은 우비를 입고 고사리손을 내밀어 비파 잎을 따며 즐거워했다. 이영의씨는 “잎차로 만들 비파 잎은 차나무와는 달리, 새순이 아닌 맨 아래쪽 묵은 잎을 따서 쓴다”며 “묵은 잎에 향과 영양 성분이 많다”고 말했다. 잎 채취 체험을 마친 아이들은 체험관으로 이동해, 잎을 씻고 골라 자른 뒤 미리 말려둔 찻잎으로 차를 끓여 함께 마셨다. 숭늉처럼 구수한 맛이 나는 비파잎차엔 카페인이 없어 누구나 즐겨 마실 수 있다고 한다. 비파잎차 만들어 마시기 체험 2000원. 찻잎 200g 1만5000원. 5월 중순~말엔 하우스 재배 비파 따기 체험, 6월 초엔 노지 비파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길이 3.8㎞, 폭 150m에 이르는 명사십리 해수욕장 한쪽엔 해수탕과 사우나, 야외수영장, 숙박시설 등을 갖춘 ‘해조류 스파랜드’가 있다. 해수찜질방이 인기다. 바닷물을 거른 뒤 톳, 다시마 추출물과 비파즙을 섞어서 가열한 물을 찜질용으로 쓴다. 2인실부터 30인실까지 18개의 찜질방이 있다. 방 한가운데 설치한 욕조에서 뜨거운 해수를 떠서 몸에 끼얹는 방식. 1인 1만2000원. 객실 30실에 스크린골프장 등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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