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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처럼 면면히 이어져 오는 고전동화 가운데 ‘아기돼지 삼형제’도 있지요. 요즘에는 뮤지컬로 재탄생하거나 문화센터의 유아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엄마 돼지로부터 ‘독립’을 통고받은 돼지 삼형제가 집을 짓게 되었는데 첫째는 짚단으로, 둘째는 나무로 집을 지었다가 늑대의 콧바람에 날아가 버리고 두 돼지는 막내가 지은 튼튼한 벽돌집으로 도망가 늑대의 공격에서 살아남게 된다는 이야기지요.
근면 성실에 대한 교훈담이라고만 생각했던 이 고전동화를 읽은 꼬마들이 이제 날카로운 문제제기를 할 것 같습니다. 엄마, 나무로 만든 집이 왜 후 불면 날아가나요? 아빠, 우리 집도 늑대가 발로 차면 무너질까요? 요즘 관심사가 된 단독주택의 상당수는 목재 골조로 지어지고 있으니까 말이지요. 해맑게 던지는 질문에 대답하려면 진땀깨나 흘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주 소개한 패시브하우스는 요즘 불고 있는 단독주택의 바람에 또 하나의 생각거리를 제안하는 주거 방식입니다. 기능적으로는 난방비용을 절약하는 동시에 우리가 소비하는 화석연료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집짓기 방법이지요.
임종업 기자가 취재한 패시브하우스 또는 고단열주택들을 보면 ‘단독주택=그림 같은 집’이라는 환상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허상인지 잘 드러납니다. 금욕적이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는 이 집들의 겉모습만 보더라도 주거의 본질적인 의미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패시브하우스를 짓기 위한 구체적인 정보들도 쏠쏠합니다. 둘째 돼지가 이 정보를 알았더라면 늑대를 가뿐히 물리쳤을 텐데 말입니다.
김은형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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