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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아기의 진실

등록 2012-08-01 18:05

[esc를 누르며]
‘내 아이는 나에게만 예쁘다.’

아이를 낳고 금과옥조로 삼았던 육아 금언입니다. 물론 저도 제 아이를 보면서 ‘어쩜 이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 찬탄했지만 이 소리가 집 밖에 새나갈까 조심했지요. 아이와 무관한 친구나 동료 모임에서 다짜고짜 아이 사진을 들이밀거나 시시때때로 아이 사진을 휴대폰으로 날리고는 감상평을 요구하는 엄마처럼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없으니까요. 연약하고 작은 아이는 어디서나 보호받아야 하지만 식당에서 뛰어다니거나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지르는 아이의 버릇없음까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부 엄마들의 착각은 불편함을 넘어 분노를 일으킵니다.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잡은 요즘은 이 금언에 한 문장이 더 따라옵니다. ‘내 개는 나에게만 안 무섭다.’

개를 좋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공원에서 끈도 묶지 않은 개를 풀어놓는 주인들을 보면 화가 치밉니다. 가까이 다가오는 개를 보며 질색하면 주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지요. “우리 개는 절대 물지 않아요.” 정말 그럴까요? 아이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때 “절대로 물지 않는다”는 개에게, 그것도 얼굴을 물려 피 흘리는 아이를 안고 응급실에 달려간 경험이 있는 저는 이 말을 절대 믿지 않습니다. 세상에 울지 않거나 떼쓰지 않는 아이는 없는 것처럼 절대로 물지 않는 개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생물체 앞에서 넋이 나가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한가닥 놓지 않아야 할 정신줄은 그것이 아이이건 개이건 ‘내 새끼는 나에게만 소중하다’는 진실을 잊지 않는 겁니다. 아이와 강아지와 이웃과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김은형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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