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esc] esc를 누르며
평소와 1㎜도 다르지 않은 오늘도 역시 쳇바퀴 돌리는 마감 전선인데 왠지 엉덩이가 들썩들썩합니다. 마음도 싱숭생숭, 기분 좋을 정도로 어수선합니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토·일·월. ‘알량하다’고 표현하고 싶을 만큼 얄미운 연휴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은 빨간날입니다. 게다가 수요일은 징검다리 휴일인 개천절. 몇년 전만 해도 징검다리 휴일 사이 까만날에 쉬면 눈치 보인다고 꼬박꼬박 출근하던 ‘나노’소심 샐러리맨 남편마저 쿨하게 “쉬어야지”라고 말하는 걸 보면 대한민국의 휴가 문화가 바뀌기는 했나 봅니다.
올 추석 전국 방방곡곡의 가족 모임은 꽤나 스펙터클할 것 같습니다. 왜냐고요? 대선을 앞둔 정치의 계절 아닙니까. 핏줄로 이어지긴 했지만 사는 곳도, 일터도, 생각도 다른 식구들에다 여기에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며느리, 사위 등)까지 어울려 정치 이야기를 하다 보면 화기애애하게 시작해서 얼굴 붉히며 목소리 높아지기 십상이겠지요.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덕담만 나누는 것도 좋겠지만 얼굴 보면서 같이 먹는 끼니가 두 끼를 넘어가면 대선 이야기 안 나올 수 없고, 술 한두잔 들어가면 ‘이 연사 여러분 앞에 목이 터져라’ 외치는 분위기 자연스럽게 조성됩니다.
물론 상이 엎어지고 짐 싸는 상황까지 가서야 곤란하겠지만 뭐 일년에 한두번, 아니 5년에 한번 식구들끼리 격한 토론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대화 없는 가족보다는 지지고 볶는 식구들이 더 내 편 같으니까요.
그리고 한가지, 독자 여러분께 양해를! 10월4일치 〈esc〉는 휴간합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시고 11일치에서 다시 만나뵙겠습니다.
김은형 〈esc〉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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