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밥이 최고지?

[매거진 esc] 독자 이벤트 맛 선물

“엄마~! 이번주 일요일에 면회 와 주실 거예요? 힘드시면 안 오셔도 돼요.”

불쌍한 ‘군바리’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흘러나온다. 대학 2학년을 마치고 올해 1월 공군에 입대해서 지금 일병이 된 아들은 183㎝의 키, 몸무게는 80㎏ 정도 되는 듬직한 덩치의 소유자였다. 어찌된 일인지 군입대 후 불과 몇 달 만에 살이 확 빠져서 지금은 66㎏ 정도의 날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어머~! 요즘에는 군대에서 다이어트도 시켜주나 보네? 나도 군대 가서 살 좀 빼고 올 수 없을까?” 주위에선 입대 후 갑자기 사라져버린 아들의 살 때문에 부러움 반, 농담 반으로 ‘아마 그 좋아하던 고기반찬을 많이 못 먹어서 그럴 거’라는 둥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서 그럴 거’라는 둥 ‘밤늦게까지 마시고 다니던 술을 못 마셔서 술살이 빠져서 그럴 거’라는 둥 말들이 많지만, ‘집 떠나가 열차 타고 훈련소 들여보낸’ 군인 엄마의 마음은 그리 편치만은 않았다. ‘혹시 얘가 어디 아픈 건 아닌가?’ 걱정이 눈앞을 가리곤 했다. 아니나 다를까, 힘없는 목소리로 군대에 있는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기운이 하나도 없고, 앉았다 일어나면 어지러운 게 이상해.” “뭐! 너, 요즘 밥은 잘 먹고 있는 거야?” “군대 오기 전보다 오히려 하루 세 끼 꼬박꼬박 밥은 잘 먹고 있는데.” “알았어! 이번 주말에 면회 갈게! 기다려!”

어렸을 때부터 맞벌이 엄마를 둔 죄로 늘 저녁 밥상을 혼자서 차려 먹어야 했던 아들, 집안 형편이 갑자기 너무 어려워지는 바람에 초등학교 때 몇 년을 부모와 떨어져서 외할머니와 살아야 했던 아들. 그 아들이 엄마가 해준 집밥이 너무 먹고 싶단다. 다른 군인들은 초코파이, 치킨, 피자라던데.

그래 아들아, 기다려라! 따뜻한 밥 고슬고슬하게 해서 담고, 불고기 볶고, 그동안 살찐다고 못 먹게 했던 돈가스도 튀기고, 돼지고기도 냄새 안 나게 푹 삶아서 보쌈 만들어 보온도시락에 담고, 너 좋아하는 새우튀김도 만들어 바리바리 싸 들고 면회 갈게!

이희정/서울시 양천구 신정3동

fissler tip

보쌈 고기를 삶을 때는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30분 정도 찬물에 담근 뒤 마늘, 양파, 대파, 생강, 말린 월계수 잎과 함께 삶아주는 것이 좋다. 이때 물이 끓기 전에 고기를 넣으면 육즙이 물에 다 빠져나가기 때문에 물이 끓을 때 넣어야 맛있게 삶아진다. 다 익었으면 불을 끄고 10분 정도 뜸을 들인 뒤 꺼내면 쫄깃한 보쌈 고기가 완성된다.

응모 방법 ‘맛 선물’ 사연은 <한겨레> esc 블로그 게시판이나 끼니(kkini.hani.co.kr)의 ‘커뮤니티’에 200자 원고지 5장 안팎으로 올려주세요. 문의 메일에 연락처와 성함을 남겨주세요.

상품 휘슬러코리아 피암마 2종 세트.(스튜포트 20㎝, 소스팬 16㎝)

문의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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