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내 화장을 키운 건 고시원

등록 2012-10-17 18:28

[매거진 ESC] 나의 첫 화장
대학 때 살던 고시원은 햇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항상 흰 형광등을 켜고 살아야 했다. 그래도 조금 어두운 느낌이 있었고, 그곳에서 나의 첫 화장은 시작되었다. 분명히 거울을 보고 톤 조절을 해가며 비비크림을 발랐지만 밝은 바깥세상으로만 나오면 친구들이 화장이 진하니, 비비크림을 떡칠했느니 하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뭐가 문제인지 몰랐던 나는 비비크림의 호수를 높여봤지만 그래도 마찬가지! 그러던 어느 날 버스 안에서 나는 어떤 아주머니의 말을 듣게 되었다. “아이고, 눈이 점점 어두어지니께네 자꾸자꾸 파운데이숀을 바른다~ 안 보이니 자꾸 바르네~ 떡칠로 한다, 떡칠로!”

그때 나는 알았다. 경극배우와 같은 화장을 자꾸 하게 되는 원인을. 그것은 바로 내 방의 어두운 조명 때문이었던 것이다. 화장 잘하겠다고 살던 집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때부터 방에서 화장을 할 때, 조금 덜 된 것 같은 순간에 손을 뗀다. 이젠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만 있다면 완벽하게 톤 조절을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역시 젊어서의 고생은 두고두고 값지게 쓰이는 법이다.

안아름/부산 금정구 금사동

황당하고 재미있는 ‘나의 첫 화장’ 에피소드를 보내주세요.(원고지 3장) 선정된 독자에게는 ‘비욘드 피토 세트’(11만원 상당)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및 문의: xingxi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MBC의 터무니없고 악의적인 ‘한겨레’ 비난
쿨 유리 사망 오보, 숨진 여성 알고보니…
삼성-백혈병 피해가족 ‘첫 대화’ 한다
황장엽 수양딸 ‘수십억 사기’ 행각
네덜란드서 세기의 ‘미술품 도난사건’
니가 고생이다 아빠를 잘못 만나서
[화보]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