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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면 한식 사랑

등록 2012-11-07 18:38

[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한때 제가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한심스럽게 생각했던 한국인 여행자들이 두 부류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가이드의 이야기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어제저녁 즐겼던 술자리를 되새기는 데만 여념 없는 일부 단체 관광객들. 또 하나는 줄창 한식만 찾는 사람들. 대체로 전자와 후자는 겹치기 마련이죠. 한국에서 양주 찾던 사람들이 외국 가면 또 비싼 소주를 시켜야 제맛이라고 주장합니다. 굳이 비싼 돈 주고 그 맛없는 한식을 먹으려면 왜 비행기 타고 멀리 날아오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더랬죠.

전자의 경우는 아직도 싫습니다. 오래전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에 갔을 때 사진 속 그 고요하고 깊은 정적과는 거리가 먼 소음, 8채널 입체음향으로 제 귀를 감싸던 그 한국어 수다들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 본 앙코르와트 관련 다큐멘터리 속에서도 그 종교적 신성함의 분위기 속으로 파고들던 현장의 한국어 소음의 위력은 대단했지요.

한식의 경우라면 조금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외국에 나가면 좀처럼 한식집을 찾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비싼 편이라 주머니 얇은 여행자에게는 언감생심입니다. 그러나 현지 친구를 만나 한식집에 가거나 단체 일정 마지막날 한끼 식사에 한식집이라도 들어 있다면 은근히 반갑습니다.

곰곰이 따져보면 한식집을 일부러 피하던 예전에도 맛있다고 느꼈던 현지식들은 매콤하다거나 얼큰하다거나 하다못해 뜨끈한 국물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한식과 꽤나 닮아 있는 음식들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맛을 찾는다면서 나에게 익숙한 것들을 찾아헤맨 셈이지요. 그래서 이번에 신 기장의 한식예찬에 십분 공감합니다. 유전자의 힘은 대단한 것이죠.

김은형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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