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메이퀸 포테스트라

등록 2012-11-28 18:00수정 2012-11-30 10:36

[매거진 esc] 나의 첫 화장
1996년 가을 엠티 시즌, 몸담고 있던 테니스 동아리원들도 떠났다. 정취를 음미하고 사색에 잠기는 아름다운 시간은 결코 없었다. 007빵에 이어 당시 강남스타일만큼 인기를 끌었던 마카레나 댄스와 술판이 펼쳐졌다. 그러던 중 93, 94학번 누나들의 호출을 따라 나를 비롯해 1~2학년 사내들이 골방으로 끌려갔다. 여자 후배들은 음흉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아뿔싸! 과거 동아리 선배들의 앨범을 보며 “ㅋㅋㅋ” 했던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 줄이야. 그렇다. 우리 사내들은 미스 ○○○라는 악습(?)에 따라 여장한 뒤 애교까지 부려야 했던 것이다. 나의 넓은 달표면 피부에 그들은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메이크업 베이스, 색조화장, 헤어코팅, 의상 스타일링으로 이어지는 대공사가 이뤄졌다. 그렇게 남자 2호인 난 별명인 감자를 모티브로 여신 ‘포테스트라’로 변했고, 누나들이 인정한 각선미를 무기로 경합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내 생애 미모로 순위권에 진입한 최초이자 마지막 순간. 여전히 동아리방에 가면 그때 모습을 앨범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김영일/서울시 송파구 거여2동

황당하고 재미있는 ‘나의 첫 화장’ 에피소드를 보내주세요.(원고지 3장) 선정된 독자에게는 ‘비욘드 피토 세트’(11만원 상당)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및 문의: xingxi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논쟁] 홍성담 화백의 ‘유신풍자화’, 어떻게 봐야 하나
“이 자식이” “버르장머리 없는 XX” 새누리 의원들, 국회 회의 도중 욕설
공지영, 정권교체 위해 단식 기도 돌입
발사 16분전 상단로켓 이상…‘2012년 우주여행’ 사실상 무산
귀엽게 망가진 박하선이 없었다면…
전설, 떠나다…박찬호 “은퇴하겠다”
[화보] ′성추문 검사′ 얼굴 가린 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