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나의 첫 화장
어렸을 적 서점을 운영하시는 할머니 댁 창고에는 각종 여성잡지나 만화책의 부록들이 많았다. 사촌언니와 나는 잡지들이 팔리고 남은 그 신기한 물건들이 손에 들어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어느 날 여성지 부록으로 파우더 5종 세트가 나왔다. 순진했던 우리에게 그 ‘물건’은 엄마놀이를 할 때 꼬맹이 엄마로서 부족했던 임팩트의 2%를 채워줄 수 있는 황금 아이템으로 보였고 어떻게 하면 다 팔리기 전에 손에 넣을까 궁리했다. 한참 고민 끝에 창고에 잠입하여 드디어 파우더 5종 세트를 손에 넣는 데 성공! 그렇게 어렵사리 훔쳐온(?) 파우더를 앞에 두고 이제 ‘엄마’로서의 임팩트를 완벽하게 갖추게 되었다는 생각에 잠시 황홀경에 빠졌다.
그 와중에 “너무 많이 바르면 엄마한테 들키니까 조금씩만 바르자”고 서로 입도 맞췄다. 그렇게 성공리에 엄마놀이를 마치고 방에서 나온 순간! 매보다 더 예리한 눈을 가진 어머니들은 우리를 보자마자 “분 냄새가 풀풀 나네~ 당장 화장실 가서 깨끗이 세수하고 오라”고 하셨고 덤으로 “깨끗이 안 지우면 피부 팍팍 상한다!”는 잔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오희수/광주광역시 동구 운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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