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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듯 대담하게 스타일에 웃음을

등록 2014-05-28 19:15수정 2014-05-29 13:42

1, 2, 4, 5 헝겊, 메탈,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팔찌들. 3, 6 티셔츠에도 블라우스에도 매치할 수 있는 목걸이들.  각 사 제공
1, 2, 4, 5 헝겊, 메탈,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팔찌들. 3, 6 티셔츠에도 블라우스에도 매치할 수 있는 목걸이들. 각 사 제공
[매거진 esc] 스타일
저렴한 플라스틱·메탈 소재 장난감처럼 과잉된 디자인의 ‘키치’ 액세서리 바람
헐렁한 청바지에 하얀 셔츠, 깔끔하게 차려입고 나서는데 어딘가 밋밋하다. 신발을 신으려다 슬쩍 거울을 보고는 도로 화장대 앞에 서서 보석함을 열어본다. 진주 귀걸이, 가느다란 금 목걸이,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백금 반지…. 값비싼 주얼리를 제치고 집어든 아이템은? 진한 파랑색이 칠해진 아크릴과 굵은 메탈이 어우러진 ‘장난감 같은’ 목걸이와 플라스틱 반지, 밧줄 패턴의 헝겊 팔찌다.

올여름, 옷차림은 가벼워지고 액세서리는 굵직해지고 있다. 형광색 플라스틱으로 만든 보석이 주렁주렁 달린 목걸이, 손가락 마디보다 굵은 황금색 메탈 체인, 투명 아크릴에 가짜 다이아몬드를 여러개 박은 팔찌, 플라스틱 반지와 길게 늘어뜨리는 귀걸이…. 단정하게 옷을 입고 난 뒤, 장난스럽게 걸치는 강렬한 느낌의 ‘키치 액세서리’가 요즘 인기다.

깔끔한 흰색 옷에
굵직하고 화려한 디자인 매치
딱딱한 정장 차림에도
캐주얼한 세련미 보태

위키백과는 ‘키치’를 ‘보기 괴상한 것, 저속한 것과 같은 사물을 뜻하는 미적 가치’라고 정의한다. 광범위하게 키치는 가짜, 비(B)급 문화 등을 포괄한다. 소위 명품 브랜드가 득세하고 고급 주얼리가 선망의 대상이 되는 시대에 싸구려 재료로 무장한 키치 액세서리는 ‘묘한 비웃음’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아이템이 노골적으로 굵고 화려해지면서 대담해지고 있다. 아예 고급 주얼리이거나 노골적인 키치이거나. 액세서리의 양극화다.

입는 이의 감각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지만 일단 ‘키치 액세서리’는 올해 유행인 흰색 옷에 포인트로 제격이다. 에스피에이(SPA) 브랜드인 에이치앤엠(H&M)의 박혜경 쇼룸 매니저는 “올여름 전반적인 유행은 화이트, 아프리카 무드, 스포츠와 다양한 스타일의 결합, 네온 색상, 메탈릭”이라며 “흰색 옷, 가방, 신발 등에 굵직하고 화려하며 장난감 같은 키치 액세서리를 매치하면 스타일이 돋보이면서 개성 있는 연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흰 셔츠에 큰 펜던트가 달린 긴 목걸이를 하나 거는 정도는 진작에 통용됐지만 최근의 흐름은 이와 또 다르다. 이른바 준보석 정도가 아니라 플라스틱, 메탈 등 값싼 재료가 굵직한 디자인, 화려한 색상을 만나 아예 “나 장난감이에요”라며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것. 클럽이나 가벼운 모임을 갈 때뿐만 아니라 정장 차림의 행사에 참석할 때도 슬쩍 보이는 키치 액세서리들은 딱딱하거나 지루할 수 있는 전체적 분위기를 밝고 재치있게 전환시킨다.

깔끔한 흰색 옷에 굵직하고 화려한 디자인을 매치하면 세련미가 넘친다.
깔끔한 흰색 옷에 굵직하고 화려한 디자인을 매치하면 세련미가 넘친다.
굵고 화려해진 키치 액세서리는 옷차림에 청량감을 준다. 에스피에이 브랜드인 ‘에잇세컨즈’의 김은경 디자인실장은 “최근 강렬한 원색이나 형광 색상, 청량감이 느껴지는 비즈와 플라스틱 소재의 액세서리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며 “모조 보석이나 도금을 한 ‘코스튬 주얼리’는 합리적인 가격에 패션성까지 더해지면서 10~20대뿐만 아니라, 30~40대 여성들에게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보고 싶었는데 큼직한 액세서리가 익숙지 않아 못 해봤다면, 시작이 반이다. 우선 구입.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국내외 에스피에이 브랜드 매장부터 소규모 액세서리 편집 매장까지 다양한 키치 아이템을 구비하고 있다. 천원짜리 귀걸이 1만원대 목걸이부터 10만원이 넘는 것까지 재료와 디자인에 따라 다양한 가격의 아이템들이 즐비하다.

시작은 팔찌가 무난하다. 김은경 실장은 “키치 액세서리의 과감한 디자인이 부담스럽다면, 형광 색상이나 산호초 모양을 본뜬 디자인의 플라스틱 반지나 시원한 느낌을 주는 비즈 팔찌를 추천한다”며 “특히 반지와 팔찌는 서로 다른 여러 개를 같이 착용하거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무난한 메탈 주얼리나 시계와 겹쳐 끼는 것이 유행”이라고 설명했다.

흰색 옷과의 매치는 기본이다. 직접 디자인한 키치 액세서리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빈티지헐리우드’의 서보람 대표는 “일단 화이트 셔츠에 가벼운 체인으로 된 펜던트 팔찌를 여러개 레이어드해보거나 메탈 반지를 여러 손가락에 끼워보라”고 조언한다. 크기가 아주 크고 눈에 띄는 색상과 디자인의 목걸이는 화이트 블라우스와 바지, 에이치(H) 라인 스커트 등 가능한 한 단순한 디자인의 옷과 함께 매치하는 것이 좋다.

7~10 술 장식이 달리거나 굵은 플라스틱 알이 붙어있는 귀걸이들.  각 사 제공
7~10 술 장식이 달리거나 굵은 플라스틱 알이 붙어있는 귀걸이들. 각 사 제공
선택과 집중도 중요하다. 키치 액세서리를 너무 여러 개 착용하면 오히려 복잡해 보여 스타일을 해칠 수 있다. 크고 화려한 하나의 아이템이 포인트가 되려면 다른 장신구를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메이크업도 마찬가지다. 한 듯 안 한 듯한 투명 메이크업에 입술만 색을 넣어 강조하고 색색깔의 액세서리를 하면 생기 있어 보인다.

휴가 기분을 내기 위해선 좀더 과감하게 시도해볼 수 있다. 소매가 없는 롱 드레스나 하늘거리고 폭이 넓은 바지에 몸에 붙는 상의를 입고 작은 술 모양의 태슬 장식, 귀 밑으로 길게 늘어뜨리는 귀걸이 등의 ‘아프리카풍 아이템’을 활용하면 스타일을 더욱 살릴 수 있다.

플라스틱, 헝겊 등으로 만든 꽃 장식을 통해 휴가지에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강렬한 원색이나 투명한 비즈를 활용한 팔찌, 형광색 아이템은 그 자체로 청량감을 주는 ‘해변 분위기’다.

정장에도 어떤 상상이든 가능하다. 김은경 실장은 “자칫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는 정장에 뿔 모양의 ‘스파이크’ 장식이나 일명 ‘찡’이라고 불리는 ‘스터드’ 장식이 있는 목걸이나 팔찌를 착용하면 세련되고 캐주얼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 3월 소녀시대가 컴백하며 원피스를 입고 크리스털 소재의 큼직한 목걸이, 귀 밑으로 길게 늘어지는 형태의 귀걸이 등을 한 것도 참고할 만하다. 특히 귀 밑으로 길게 늘어지는 형태의 귀걸이는 얼굴형을 예쁘게 보이도록 해준다.

재미있는 모양의 플라스틱 액세서리나 형광색 아이템을 몸에 지니는 것 자체가 하나의 ‘유머감각’이 될 수 있다. 유머는 삶의 숨통을 터준다. 일상도 의상도 너무 빡빡하다면 무심한 듯 대담하게, 나만의 키치 아이템을 품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글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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