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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도 경리단길도 이만 못할걸!

등록 2015-05-13 20:55수정 2015-05-14 10:59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한겨레’ 기자들의 맛집
기사식당에서 노천카페까지, ‘한겨레’ 기자들이 추천하는 효창공원 근처 맛집들
효창공원(서울 용산구 효창동) 주변 식당은 일찌감치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 5시30분이면 ‘엄마손맛 김밥’이 돌돌 김밥을 말고 6시면 ‘양평해장국’의 보글보글 국 끓는 소리가 문지방을 넘는다. 7시에는 빵 굽는 냄새가 골목을 메운다. 빵집 ‘우스블랑’이다. ‘청호바지락칼국수’의 백반은 7시30분이면 받아볼 수 있다. 기사식당들도 그 대열에 합류한다. 손님들은 택시기사나 직장인, 공원에서 아침운동을 마친 동네 주민들이다. 30여년 전만 해도 기사식당과 중국집 ‘신성각’ 정도가 다였던 동네에 최근 3~4년 사이 아기자기한 간판과 세련된 인테리어로 멋을 낸 카페와 빵집들이 생겨났다.

신문사처럼 아침부터 밤까지 바쁘게 돌아가는 동네 맛집들은 <한겨레> 기자들이 간단하게 점심을 먹기 위해, 마감을 마치고 든든하게 배를 채우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오래된 기사식당촌에
개성 강한 카페들 생겨나
저렴한 기사식당 백반 깔끔
야외에서 즐기는 브런치 별미

신성각 짜장면은 수타면이다. 사진 서정민 기자
신성각 짜장면은 수타면이다. 사진 서정민 기자
우스블랑이 4년 전 문 열면서 예쁜 카페들도 들어서기 시작했다. 사진 박미향 기자
우스블랑이 4년 전 문 열면서 예쁜 카페들도 들어서기 시작했다. 사진 박미향 기자
산골녹차냉면의 얇고 바삭한 돈가스. 사진 박미향 기자
산골녹차냉면의 얇고 바삭한 돈가스. 사진 박미향 기자

전국구 스타 맛집들

하루 짜장면 40~50그릇만 만드는 중국집 ‘신성각’이다. 주인 이문길씨는 36년 전에 효창공원 서쪽 담 맞은편에 식당을 열었다. 카드 결제가 안 되는 불편함에도 가게 앞은 늘 긴 줄이다. 신성각의 뒤를 쫓는 식당은 ‘가정식떡갈비집 먹는세상’과 ‘산골녹차냉면’이다. 떡갈비집은 된장, 순두부, 김치, 동태찌개 등의 메뉴도 있지만 가장 인기는 떡갈비다.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도톰한 떡갈비다. 방송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바 있다. 산골녹차냉면은 독특하게 얇고 넓적한 돈가스가 냉면보다 찾는 이가 많다. 간판에 ‘KBS 전국 맛집 방영’이란 글자가 눈에 띈다. 신성각의 최강 라이벌은 ‘우스블랑’이다. 주인 김영수씨는 이른 아침 출근해 넓은 주방에서 수십가지 빵을 빚는다. 국내 맛집 가이드 책 <블루리본서베이> 리본 3개를 받은 빵집이다.

커피집 김약국. 바리스타가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
커피집 김약국. 바리스타가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

공원을 마당 삼은 카페들

커피 맛 강자는 ‘신성각’ 옆에 있는 ‘커피나눔’과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 2번 출구 앞에 있는 ‘김약국’이다. 신성각 단골들의 2차 코스이기도 한 커피나눔은 지역민이 애용하는 커피집이다. 주인 백민우 씨가 직접 원두를 고르고 볶는다. 백씨의 안목을 믿고 그가 볶은 원두를 사 가는 커피 마니아도 많다. 2년 전에 문 연 김약국도 주인 김현효씨가 원두를 직접 고르고 볶는다. 5년 경력의 바리스타로 원두커피전문점 아띠지아노 등에서 실력을 닦았다. 여름에는 차가운 더치커피가 인기다.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 풍광이 매력적인 카페도 있다. ‘모스카페’는 효창공원 후문 바로 앞에 있어 베란다 의자에 앉아 있으면 공원의 푸르른 나무가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효창공원역 2번 출구에서 걸어 2분 거리의 후미진 골목 안에 있는 ‘효창104’는 두달 전 개업했다. 식탁이 10개가 넘을 정도로 넓다. 조용히 노트북을 꺼내 일하는 손님이 많다. 채소소믈리에 자격증을 딴 주인 범두성씨는 해독주스를 직접 조리해 판다. 베리류가 들어간다는 점이 독특하다. 올해 2월에 문 연 ‘3#’은 효창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다. 넓은 베란다에서 즐기는 브런치가 매력적이다. 시원한 효창공원의 바람이 분다. 브런치는 오후 3시까지.

금양초등학교 앞에 있는 ’엄마손맛 김밥’. 사진 박미향 기자
금양초등학교 앞에 있는 ’엄마손맛 김밥’. 사진 박미향 기자

공원 소풍길 찰떡궁합

공원 여행길에 필수는 김밥. ‘엄마손맛 김밥’은 인근에서 단체주문이 몰려들 정도로 이미 이름이 난 김밥집이다. 참치, 멸치, 치즈김밥 등 다양하고 주먹밥도 찾는 이가 많다. 이른 아침에만 직장인들을 위해 김밥을 미리 만들어 놓지만 평상시에는 주문이 들어오면 김밥을 만든다. 커피나눔 옆의 ‘먹고갈까! 싸갈까!’의 할머니 김밥도 공원 도시락으로 그만이다.

터줏대감 기사식당

가장 오래된 기사식당은 ‘일신기사식당’과 ‘순천기사식당’이다. 1985년부터 오남준·김영순 부부가 운영해 온 일신기사식당은 ‘불고기백반’이 인기다. 김씨는 “예전에는 돈가스, 장어구이를 만들었지만 손이 많이 가는데다 굽다 보면 연기가 많이 나 지금은 불고기백반, 비빔밥, 삼계탕 정도만 판다”고 말한다. 7시면 손님이 찾아와 새벽 4시에 부부는 육수를 끓인다. 1985년에 1600원 하던 불고기백반은 지금 7000원이다. 40년이 넘은 ‘순천기사식당’은 ‘가자미탕’과 ‘소된장찌개’, ‘낙지덮밥’ 등이 일품으로 소문났다. 인근의 기사식당은 두 식당을 제외하고 4곳 정도 있다.

카페 데 뮤지까의 실내. 사진 서정민 기자
카페 데 뮤지까의 실내. 사진 서정민 기자

가로수길도 부럽지 않다

‘효창104’ 옆에 붙어 있는 ‘라힐치킨카페’는 6개 식탁이 한 줄로 쭉 늘어서 마치 회의장 같은 분위기의 치킨집이다. 패션업계에서 일했던 미모의 주인 안미정씨가 담백하게 닭을 튀긴다. 파래 가루를 뿌리는 점이 독특하다. 올해 3월에 문 연 고깃집 ‘즐겁소’는 웃음을 자아내는 이름과 음향 기구를 설치한 매장으로 승부한다. 라이브공연도 하는 음악카페, ‘카페 데 뮤지까’는 파스타와 리소토 브런치 등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탁 트인 앞 베란다 좌석과 잡지에서 화보를 찍으러 올 만큼 잘 꾸민 실내가 멋지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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