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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건넌 그리스·아랍 ‘퓨전 요리’로 꽃피다

등록 2016-07-20 20:47수정 2016-07-21 11:25

[매거진 esc] 요리
전세계 미식여행자의 ‘성지’ 시칠리아에서 보낸 맛있는 5일
그리스의 ‘돌마다키아’와 닮은 시칠리아 전통음식 ‘폴페테 알라 폴리아 디 리모나’.  박미향 기자
그리스의 ‘돌마다키아’와 닮은 시칠리아 전통음식 ‘폴페테 알라 폴리아 디 리모나’. 박미향 기자
황홀한 맛의 나라 이탈리아에는 산해진미가 넘쳐나는 밀라노 사람들조차 질투하는 섬이 있다. 이탈리아 반도 밑, 시칠리아다. 관광객의 70%가 음식 여행을 한다는 미식의 섬, 그곳엔 ‘마피아도 즐겨 먹는다’는 맛깔난 음식이 있다. 안토니 바르바갈로 시칠리아관광청 청장은 “미식여행객을 위해서 250여개의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며 “레스토랑 순례가 위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디(foodie·색다른 맛을 보기 위해 먼 곳까지 기꺼이 여행하는 이들)의 새로운 성지로 뜨고 있는 섬 시칠리아를 닷새 동안 여행했다.

그리스 신들의 섬, 맛에도 역사의 숨결

고대 그리스 유적이 모여 있는 ‘신전의 계곡’. 박미향 기자
고대 그리스 유적이 모여 있는 ‘신전의 계곡’. 박미향 기자
지난달 12일(현지시각), ‘신전의 계곡’에 들어섰다. 시칠리아 남부 도시 아그리젠토에 헤라 신전, 헤라클레스 신전 등 고대 그리스 유적지가 모인 곳이다. 콩코르디아 신전 앞에 서자, 쏟아지는 햇볕에 몸을 가눌 수 없었다. 스쳐가는 바람은 신의 속삭임이었다. 어디선가 “인연도 수명이 있으니, 오늘 ‘신전의 계곡’을 마음껏 즐겨라!”란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역사해설가 주세페 알라이모가 소매를 잡아끌며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자 겨우 정신이 들었다. “캐럽(carob·콩과로 분류되는 상록식물)의 숨은 얘기를 아십니까?” 여행객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귀한 돌’과 관련 있어요.” 그가 힌트를 줬다. 눈치 빠른 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금이나 다이아몬드요?” 그가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캐럽은 무게가 일정해서 측정 도구로 쓰였죠. ‘이 금은 캐럽 4개’ 식으로 말이죠. 지금 전 세계가 쓰는 캐럿(Carat·보석의 질량을 재는 단위)이 여기서 비롯됐어요.” 초콜릿 재료로 쓰는 캐럽 열매에도 고대 역사가 숨어 있는 섬이 시칠리아다.

미국의 역사학자 아서 스탠리 리그스는 “시칠리아의 진짜 역사는 그리스인이 찾아온 때부터”라고 했다. 기원전 735년 그리스인들은 섬을 발견하고 해안에 낙소스, 시라쿠사, 아그리젠토 등의 도시를 세웠다. 번성할수록 그리스 음식이 먹물 퍼지듯 스며들었다.

폴페테 알라 폴리아 디 리모나. 박미향 기자
폴페테 알라 폴리아 디 리모나. 박미향 기자
대표적인 음식이 ‘폴페테 알라 폴리아 디 리모나’다. 시칠리아의 도시 타오르미나 인근의 농가 맛집 ‘리스토란테 알 페우도’의 식탁에서 맛볼 수 있었다. 모양이 우리네 쌈밥 같았다. 겉의 잎을 살살 벗기자 육향이 잔뜩 밴 고기가 나타났다. 어라! 자세히 보니 그리스의 ‘돌마다키아’(간 양고기, 다진 호박, 가지, 쌀 등을 포도 잎에 싸서 쪄 먹는 음식)와 매우 흡사했다. 주방장의 시연을 보니 이해가 됐다. 그는 간 소고기에 달걀을 섞고 파르미자노 치즈, 소금, 후추 등을 뿌리고는 양손으로 왔다 갔다 돌리면서 치댔다. 알맹이가 완성되자 레몬 잎에 싸 10분 동안 숯불에 익혔다. 그리스의 양고기가 쇠고기로, 포도 잎이 레몬 잎으로 바뀐 것뿐이었다.

다문화·다종교 영향 받고
싱싱한 수산물·채소 넘쳐나
리소토·셔벗 등 풍성한 식탁
길거리 음식 먹는 재미도 쏠쏠

아랍의 영향도 지대했다. 자르디니낙소스시의 팡크라치오 로 투르코 시장은 “리소토는 흔히 밀라노 음식이라고 알지만 아니다”라며 “시칠리아에 들어온 아랍인들이 만들어 먹은 쌀요리”라고 말했다. 시칠리아 여인이 결혼해 밀라노로 이주하면서 아랍인의 리소토가 이탈리아 반도로 전파됐다고 한다. 시칠리아에 사프란, 아몬드, 피스타치오를 전파한 것도 아랍인이고, 심지어 이탈리아 아이스크림의 대표선수인 소르베(셔벗)마저 아랍의 샤바트가 들어와 현지화한 것이다.

아랍이 시칠리아인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진 리소토. 박미향 기자
아랍이 시칠리아인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진 리소토. 박미향 기자
영어로 된 요리책 <시실리>(파이돈출판사)는 첫 장에서, 섬의 음식을 한마디로 ‘퓨전 퀴진의 원형’이라고 정의 내렸다. 지당한 얘기다. 그리스의 영향에 이어 로마 제국으로 편입, 아랍의 점령, 노르만인과 스페인의 통치 등을 겪으면서 시칠리아는 이 나라들의 음식 문화를 쭉쭉 빨아들였다.

맛의 천국 수산물시장, 최고의 만찬 길거리 음식

카타니아의 수산물시장 ‘라 페스케리아’.  박미향 기자
카타니아의 수산물시장 ‘라 페스케리아’. 박미향 기자
지난달 14일 시칠리아 동쪽 도시 카타니아의 광장. 비릿한 냄새가 어디선가 날아왔다. 코를 찔렀다. 킁킁, 냄새를 따라 간 곳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어린아이만한 황새치가 떡하니 누워 있고, 얼음이 쫙 깔린 스티로폼 상자에는 진기한 생선들이 가득했다. 커다란 도마에 피가 튀었다. 황새치의 머리가 잘려나갔다. 수산물시장인 ‘라 페스케리아’가 열린 것이다. 시장은 100여명의 어부와 상인으로 북적였다. 일흔이 훌쩍 넘은 어부 폴리아제 프란체스카는 50년째 황새치를 잡고 있다. 섬의 서북쪽에서는 참치가, 동쪽에서는 황새치가 주로 잡힌다. 시칠리아 밥상에는 황새치구이가 빠지지 않는다.

팔레르모 카포 지역의 재래시장 풍경. 박미향 기자
팔레르모 카포 지역의 재래시장 풍경. 박미향 기자
그는 아침 6시께 부드러운 빵 브리오슈를 반으로 갈라 젤라토(이탈리아 아이스크림)를 안에 넣어 먹고 왔다. 이방인에게는 생경한 음식이지만 섬사람들에게는 우리네 된장찌개처럼 평범한 아침식사다. 그는 “포획량을 제한한 법이 생겨 요즘은 몇 마리 못 잡는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30년 전에 1㎏당 3유로 하던 황새치가 몇 배는 올랐다”고 했다. 시칠리아는 올리브와 더불어 해산물의 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아랍의 영향으로 들어온 쿠스쿠스(고기·감자 등으로 만든 스튜에 밀가루로 작게 빚은 면을 넣어 먹는 요리)에도 고기가 아닌 새우와 각종 해산물이 올라간다.

달팽이를 올리브 오일과 각종 허브로 무친 시칠리아 시장 음식.  박미향 기자
달팽이를 올리브 오일과 각종 허브로 무친 시칠리아 시장 음식. 박미향 기자
수산물시장만 여행객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11일 찾아간 주도인 팔레르모의 카포 지역 재래시장에는 신선한 과일과 각종 절임음식이 넘쳐났다. 쉽게 발걸음을 뗄 수 없었다. “올리브 사세요. 5유로면 싼 거예요.” 청년은 보슬보슬 털이 난 두꺼운 팔로 나를 잡아끌었다. 굵은 눈썹에 매료되어 한입 먹은 올리브는 섬을 통째로 껴안은 듯했다. 그는 웃으면서 “일단 맛을 보면 돌이킬 수 없죠”라고 말했다. 착한 미소를 지으며 말린 토마토를 건넸다. 서울처럼 열풍기계에서 말리는 것이 아니었다. 토마토에 소금을 뿌리고 햇볕에 말려 만든다고 했다. 이건 요리사라면 누구든 냉큼 먹어치울 것이다. “따스한 물과 식초에 넣고 몇 시간 동안 두기도 한다.” 그의 설명은 귀에 쏙쏙 들어왔다.

팔레르모에서만 맛볼 수 있는 ‘파니 카 메우사’.  박미향 기자
팔레르모에서만 맛볼 수 있는 ‘파니 카 메우사’. 박미향 기자
팔레르모의 길거리 음식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를 더한다. 그중 ‘파니 카 메우사’는 오직 팔레르모에서만 먹을 수 있다. 이탈리아 빵 포카차 안에 잘 익힌 소의 허파와 비장, 리코타 치즈 등을 넣은 샌드위치다. 200년 넘은 노포 ‘포카체리아 니노 우 발레리노’의 요리사는 특히 솜씨가 좋다. 여행 가이드 마리나 디 크리스티나는 “시칠리아에도 과거부터 유대인이 살았는데, 이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동물의 내장을 먹을 수가 없어 이웃에 팔았다. 가난한 이들이 이를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은 게 유래”라며 “역사가 깊은 전통음식”이라고 말했다.

동그란 모양의 반죽에 치즈나 햄, 미트소스 등을 넣은 아란치니도 길거리 음식이다. 섬의 동쪽은 주로 간 고기를, 서쪽은 향신료나 치즈 등을 넣는다. 병아리콩을 갈아 밀가루, 소금 등을 섞어 반죽한 후 썰어서 튀긴 ‘파넬레’도 주민들이 즐기는 길거리 음식이다. 이 섬의 대표 파스타인 ‘파스타 알라 노르마’와, 너무 달아 기절할 것 같은 디저트 칸놀리까지 먹으면 시칠리아 미식 기행은 완성이다.

시칠리아인들의 주식인 파스타. 박미향 기자
시칠리아인들의 주식인 파스타. 박미향 기자
시칠리아의 대표적 디저트인 칸놀리.  박미향 기자
시칠리아의 대표적 디저트인 칸놀리. 박미향 기자

시칠리아는 도시별로 피자의 도 두께가 다르다. 카타니아식 피자. 박미향 기자
시칠리아는 도시별로 피자의 도 두께가 다르다. 카타니아식 피자. 박미향 기자
시칠리아(이탈리아)/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여행 문의 투어핀(tourpin@tourpin.co.kr)

이탈리아식 만두요리인 라비올리. 시칠리아의 풍성한 식재료가 속재료로 들어간다. 박미향 기자
이탈리아식 만두요리인 라비올리. 시칠리아의 풍성한 식재료가 속재료로 들어간다. 박미향 기자

휴양지 타오르미나. 박미향 기자
휴양지 타오르미나. 박미향 기자

시칠리아의 먹물 파스타. 박미향 기자
시칠리아의 먹물 파스타. 박미향 기자

휴양도시 타오르미나에서 젤라토를 즐기는 관광객. 박미향 기자
휴양도시 타오르미나에서 젤라토를 즐기는 관광객. 박미향 기자

젤라토. 박미향 기자
젤라토. 박미향 기자

돼지고기를 돌돌 말아 만든 시칠리아식 고기 요리. 박미향 기자
돼지고기를 돌돌 말아 만든 시칠리아식 고기 요리. 박미향 기자

팔레르모의 카포 지역 재래시장.  박미향 기자
팔레르모의 카포 지역 재래시장. 박미향 기자

카타니아의 수산물시장 ‘라 페스케리아’. 시장 구경을 하는 관광객과 지역민들. 박미향 기자
카타니아의 수산물시장 ‘라 페스케리아’. 시장 구경을 하는 관광객과 지역민들. 박미향 기자


시칠리아 가정식 요리법 4선

이탈리아 남쪽 섬 시칠리아는 맛의 천국이다. 신선한 채소와 해산물이 넉넉하게 생산되는 지중해의 가장 큰 섬, 이곳의 음식은 요즘 건강식으로 각광받는 ‘지중해식’이다.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섬 요리 레시피를 소개한다. 모두 4인분이다.

시칠리아식 채소튀김

재료: 펜넬 2개, 양파 1개, 세이지 잎 12장, 옥수수기름, 소금·후추 조금, 반죽(달걀 1개, 파스타용 밀가루 350g, 찬물 150g, 탄산수 약간).

①반죽을 만든다. 1시간 정도 냉장고에 보관한다. ②양파와 펜넬을 1㎝ 크기로 자른다. ③세이지 잎과 ②를 각각 따로 반죽에 담근다. ④끓는 기름에 노릇해질 때까지 튀긴다. ⑤소금, 후추로 간한다.

새콤달콤한 소스 뿌린 가지요리

재료: 가지 2개, 셀러리 2줄, 당근 3개, 양파 1개, 토마토소스 150g, 씨를 제거한 올리브 10알, 케이퍼 2작은술, 구운 아몬드 100g, 꿀 2작은술, 바질 어린잎 1장, 엑스트라버진올리브오일·레드와인식초·소금·후추 조금.

①가지를 깍둑썰기한다. 팬에 올리브 오일을 조금 두르고 구워둔다. ②셀러리, 당근, 양파를 깍둑썰기한다. ③양파를 올리브오일을 조금 둘러 굽다가 적당히 익으면 셀러리와 당근을 마저 넣어 익힌다. ④채소들이 노릇하게 익으면 토마토소스, 바질 잎을 넣는다. ⑤가지, 소금, 후추, 케이퍼, 올리브, 아몬드, 꿀, 식초를 ④에 넣는다. ⑥식초가 증발할 때까지만 조금 더 끓인다. 캐러멜라이즈(꿀이나 설탕 등의 당분이 불을 만나 갈색으로 변하는 것)를 확인하고 불을 끈다.

트라파니(시칠리아 서북부에 위치한 항구) 스타일의 페스토 스파게티

재료: 스파게티면 400g, 바질 200g, 마늘 4쪽, 껍질을 벗긴 생아몬드 150g, 으깬 토마토 100g, 엑스트라버진올리브오일 약간, 소금 1작은술

①믹서에 마늘, 오일, 아몬드를 넣고 질감이 크림과 비슷하게 될 때까지 간다. ②바질, 토마토를 추가로 넣는다. 부드러운 소스로 만든다. ③삶은 스파게티 면에 ②를 붓는다.

팔레르모(시칠리아의 주도) 스타일의 대구 요리

재료: 중간 크기의 대구 1㎏, 소금에 절인 안초비 8마리, 빵가루 150g, 잘게 썬 이탈리아 파슬리 100g, 로즈메리 1작은술, 엑스트라버진올리브오일, 레몬주스, 소금과 후추 약간

①대구를 깨끗이 씻는다. ②오일 2작은술을 뿌린 팬에 안초비를 넣어 튀긴다. ③대구 위에 ②를 펼쳐놓는다. ④빵가루, 파슬리, 로즈메리와 소금, 후추를 ③에 뿌린다. ⑤18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20~30분 익힌다. ⑥익은 대구요리에 레몬주스를 뿌린다.

레몬 소르베

재료: 레몬주스 150㎖, 물 300~500㎖, 정제설탕 200g, 가루설탕 50g, 달걀 1개의 흰자

①소스 팬(소스용으로 나온 작은 프라이팬)에 설탕과 물을 넣고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몇 분간 끓인다. ②실온에서 식힌다. ③중탕기에 달걀흰자와 가루설탕을 넣고 치댄다. ④레몬주스와 ①의 설탕시럽을 합친다. 여기에 ③을 넣고 천천히 젓는다. ⑤정확히 4시간 얼린다. 종종 저어준다.

출처 <트래디셔널 쿠킹 시칠리 페이버릿 레시피>(시비북스. SIVIEBOOKS)

정리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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