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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습니다, 유느님 전성시대

등록 2016-09-21 19:24수정 2016-09-21 19:46

[매거진 esc] 야매 주역풀이
협업 무대를 선보인 개그맨 유재석과 아이돌 그룹 엑소. <문화방송> 제공
협업 무대를 선보인 개그맨 유재석과 아이돌 그룹 엑소. <문화방송> 제공
Q. 지난주(9월17일) <무한도전> 보셨어요, 선무당님? 하악하악, 엑소라니, 엑소라니!!! 최강 대세 아이돌 엑소가 타이에서 단독 콘서트 하는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보게 되다니, 너무나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을 지경이었죠. 물론 중심 내용은 엑소가 아니라, 개그맨 유재석이 그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칼군무를 추며 ‘댄싱킹’을 부르기 위한 연습 과정이었지만…. 그런데 말이죠, 방송을 보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와, 대체 유재석이 언제까지 갈까? 채널을 돌리는 곳마다 나오는 유재석이지만 질리지 않고, 바른 이미지와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느님’으로 추앙받는 유재석의 전성시대가 계속될까요?

협업 무대를 선보인 개그맨 유재석과 아이돌 그룹 엑소. <문화방송> 제공
협업 무대를 선보인 개그맨 유재석과 아이돌 그룹 엑소. <문화방송> 제공
A. 하늘에 물어본 결론부터 말하자면, 계속된다. 나온 괘를 보고 나님도 놀랐다. 어쩜, 유재석은 하늘이 돕는구나, 하고. 해가 뜨면 지게 돼 있고 달도 차면 기우는지라, 제아무리 천하를 호령하는 듯싶어도 ‘갈 때’라는 게 있는데 하늘이 돕지 않는다면 어떻게 유재석의 괘가 형통을 뜻하는 ‘중뢰진’이 나올 수 있을까?

겹칠 중(重), 우레 뢰(雷), 천둥 진(震)의 ‘중뢰진’은 천둥·벼락이 거듭 치는데도 깔깔대며 웃는다는 뜻을 갖고 있다. 생각해보자. 천둥이 치면 놀라는 게 당연하다. ‘벼락 맞을 놈’이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죄를 짓거나 누군가를 괴롭힌 나쁜 사람에게 천둥·벼락은 특히 공포의 대상이다. 그런데 깔깔댄다? 이건 천둥 소리에 스스로를 경계하고 반성하며 마음을 닦아 법도를 지키기에 복을 얻는다는 얘기다. 어떤 유혹이나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바른 길을 가기에 좋은 일이 생기고 만사가 잘 풀린다는 것이다. 어떤 조직의 수장(정치인의 경우엔 국가원수)이 된다는 ‘로또 대박’ 같은 괘이기도 하다.

‘메뚜기’ 시절의 유재석이, 별로 웃기지도 않은 몸개그를 시전하던 무명에 가깝던 시절의 유재석이 지금처럼 ‘유느님’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귀요미’ 디오가 누나들 숨을 멎게 하고, ‘상콤이’ 백현이 이모들 심장을 폭행하는 와중에 같은 무대에 선 그가 주목받는 게 가능할 줄 누가 알았을까?

어쩌면 핵심은, 삼촌뻘인 유재석이 엑소 멤버들 못지않게 멋진 춤을 선보인 게 아니라 출 줄 아는 춤이라곤 1980년대 토끼춤밖에 없던 그가 그 무대를 준비하려고 한 달 동안 흘린 땀이다. 햇빛 알레르기에도 땡볕 아래를 뛰고 또 뛰고, 프로그램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체력을 관리하려고 미친 듯이 운동하고, 가난하고 초라했던 자신의 젊은 날을 돌아보며 후배 개그맨들을 살뜰히 보살피는 ‘수신’의 자세 말이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는 ‘명언’ 몇 줄 외워 내뱉는 말과는 차원이 다른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그렇다면 믿어봐도 좋지 않을까? 유재석의 전성시대가 계속되리라는 것을.

사당동 선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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