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팀 기자 첫 오디오를 사고 나서 매일 몇시간씩 음악을 들었다. 마당 한구석 컨테이너가 내 방이었다. 볼륨도 원없이 크게 올렸다. 요즘 같은 아파트 시대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때 들었던 오디오는 지금 당연히 없다. ‘바꿈질’ 때문이다. 첫 오디오 뒤 지금까지 앰프와 스피커를 각각 4번 교체했다. 한번 오디오를 구입하면 중고 거래를 하면서 바꿈질을 한다.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 더욱이 시장에서 괜찮다는 평을 듣는 오디오들은 중고 거래가 활발해 환금성이 좋다. 바꿈질 4번이면 많이 바꾸지 않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요즘 돌이켜보면 이마저도 괜히 했다는 생각이다.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지금의 시스템으로 바로 바꿨다면 비용을 더 절약할 수 있었다. 집을 팔았다더라, 전세를 내놨다더라 하는 전설도 전해진다. 그런 사람들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소리의 중독성이 강하다. 나는 굳이 분류하자면 ‘실용오디오파’다. 가톨릭관동대 이재신 교수(물리학)가 1998년부터 운영해온 ‘실용오디오’ 누리집(enjoyaudio.com)을 통해 처음 오디오 공부를 했다. 여러 오디오 관련 누리집이 있지만, 이곳처럼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설명을 해놓은 곳은 흔치 않다.
최근 구입한 야마하 와이피(YP)500 턴테이블. 오디오는 시대가 아니라 얼마나 잘 만들었냐가 핵심이다. 이정국 기자
연재덕기자 덕질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