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시나 기시(Ursina Gysi)는 스위스에서 태어났고 파리에 산다. 스타일리스트이며 모델이다. 유럽에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 즉 거리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패션 피플’을 찍어 잡지에 판다. 정확하게 말하면 스타일을 파는 것이다. 어느 날 우르시나 기시가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에게 찍히기 시작했다. 그녀의 스타일은 엉뚱하면서 개인적이다. 그녀는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입고 싶은 옷을 입는다. 이 모습이 누군가에겐 예쁜 외계인처럼 보였을 것이다. 우르시나 기시의 인스타그램은 그녀의 패션스타일만큼이나 낯설다. 예를 들어 그녀는 전신거울 앞에 서서 자신이 입은 옷이 나오게 사진을 찍은 뒤, 편집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조악하게 잘라내, 아무 배경에나 아무렇게나 붙여,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 일부러 서툴게 작업한다.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지금은 잘 정돈된 예쁜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하지만 그게 정말 예쁜 걸까? 다들 예쁘다고 하니까 덩달아 예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파리에 사는 한 여자의 에스엔에스는 이 시대의 획일적인 예쁨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정작 그녀 자신은 이딴 질문에 관심 없는 것 같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거겠지? 쿨하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