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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 ‘임상시험’ 해도 될까요?

등록 2009-04-06 20:34수정 2009-04-06 21:37

[생활2.0]
최근 들어 국내에도 임상시험이 크게 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병원에 입원한 일부 환자들은 자신이 임상시험의 대상이 됐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일부 환자들은 그 시험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를 때도 있다.

우선 임상시험은 일부 환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환자를 실험동물로 여기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기존 치료보다 효과가 우수한 최신 치료를 받는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임상시험은 새로운 치료방법이 개발됐지만, 아직 그 효과와 부작용을 분명히 모를 때 이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절차를 좀더 살펴보면, 새로운 약이 발견됐다면 우선 실험실에서 반복되는 실험으로 효과와 부작용 등을 충분히 알아본 뒤 실험동물 시험을 거친다. 이런 실험에서 모두 좋은 결과가 나와야 임상시험을 한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하는 시험은 그들과 비슷한 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증명된 치료방법을 시행하는 것이다.물론 임상시험에서 시험 참가자의 동의 없이 진행되는 것은 불법이다.

문제는 모든 환자가 같은 치료방법에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암을 비롯한 난치병 환자는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좋은 효과를 얻지 못할 때도 많다. 이때 환자는 자신이 실험 대상이 됐다고 느끼기 쉽다. 그래서 임상시험은 미리 병원의 윤리위원회를 통과해야 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임상시험의 목적과 위험성 등에 대해 충분히 알린 뒤 동의서에 서명을 받아야 한다. 물론 임상시험이라는 명목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치료방법이 시행돼서는 안 되며, 모든 임상시험은 안전성을 계속 점검받아야 한다. 혹시라도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그 임상시험은 즉시 중지하거나 환자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환자와 보호자가 임상시험에 대해 가장 오해하고 있는 것은 임상시험의 결과 이익을 얻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점인 것 같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임상시험은 시험을 받고 있는 환자 자신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앞으로 이 병에 걸릴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면 일부 검사 및 치료약제를 무료로 받을 수 있고, 보통보다 더 엄격하게 환자를 진료하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진료를 받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에게 제공되는 치료법은 아직까지는 표준치료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방법이다. 이 새 치료방법이 더 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다면, 우수한 치료법을 먼저 받는 행운을 누릴 수 있지만, 기존 방법보다 못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난치 또는 불치병이 있다면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을 권유하고 싶다. 물론 임상시험에 참여한다는 것이 꼭 본인 자신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자신에게 제공된 동의서는 꼼꼼히 점검해야 하며, 주위에 의료인이 있다면 동의서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영진/인제대 의대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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