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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동서기행] 병을 정복할까 다스릴까

등록 2009-08-31 19:10

[건강2.0]
개정 의료법 43조가 내년 1월31일부터 시행되면 병원에는 한방진료과목을, 한방병원에는 양방진료과목을 설치·운영할 수 있게 된다. 복지부에서 밝힌 법 개정 이유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내에서 다른 직종 간 의료인의 협진을 허용하여 환자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양한 편법을 사용하여 상호고용과 진료과목 개설이 이루어지던 위법적 현실을 법 개정으로 추인한 것뿐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협진 확대 의지를 표명한 것이므로 대형병원들의 대응에 따라서는 의료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지, 현재 표방되고 있는 협진이 만족스럽지 못하며, 앞으로도 진정한 협력·협진이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

인간의 몸에 대한 두 의학의 인식은 매우 다르다. 서양의학에서 질병은 정복의 대상이며, 고장 난 자동차를 고치기 위해 자동차 부속 각각을 잘 알아야 하는 것처럼, 해부와 분석으로 몸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이 의학의 기초가 된다. 개별 장기, 조직, 세포 수준으로 발전하던 서양의학은 이제 나아가 분자 물질, 유전자에 주목하고 있다. 정신활동조차 뇌영상이나 신경전달물질의 농도 변화로 설명하고 보여주려 노력한다.

한의학은 전체로서의 인간의 몸에 대해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취한다. 부분보다는 부분들 사이의 관계,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기 때문에, 개별 부분에 대한 탐구나 지식의 축적이 부족했다고도 볼 수 있다.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은 ‘보이지 않는’ 기나 경락에 대한 접근 도구를 제공하면서 두 의학의 접목을 촉진하고 있다.

두 의학이 만남으로써 몸에 대한 인식이 더 풍부하고 더 정확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두 의학을 함께 공부한 복수면허자들의 시각으로 몸을 들여다보면 서로 통할 수 있는 이론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윤영주/대한동서의학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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