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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불가’ 박희태 ‘실세’인가 ‘허세’인가

등록 2008-10-16 20:13수정 2008-10-17 09:06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대표실에서 인터뷰하던 도중 이마를 만지고 있다.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것인지 아닌지 파악하기 어려운 박 대표의 정치 스타일은 엇갈리는 평가를 받는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대표실에서 인터뷰하던 도중 이마를 만지고 있다.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것인지 아닌지 파악하기 어려운 박 대표의 정치 스타일은 엇갈리는 평가를 받는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뉴스 쏙]
‘알쏭달쏭 화법’ 목소리 안높여…‘행간’에 의견
좌우명도 ‘졸고 있는 매,병든 듯 걷는 호랑이’
병든 호랑이? 아니면 꾀 많은 여우? 지난 10일로 취임 100일을 넘긴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행보를 놓고 여러 말이 오가고 있다. 그는 과연 실세인가 허세인가?

박 대표가 지난 7월 당대표로 선출됐을 때 당 안팎에서는 “원외 대표가 무리 없이 거대여당을 잘 이끌어갈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만만찮았다. 실제 박 대표는 박근혜 대북특사론,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론 등을 주도하다 당·청 엇박자를 내며 지도력에 흠집을 남겼다.

이런 박 대표가 힘을 회복하게 된 계기는 지난달 추경예산을 한나라당 단독으로 통과시키려다 실패한 ‘추경예산안 파동’이다. 그동안 독주하던 홍준표 원내대표가 궁지에 몰리면서, 힘의 균형이 박 대표 쪽으로 쏠리는 듯한 분위기가 나타났다. 이후 박 대표는 종부세 논란 때 발끈한 홍 원내대표를 불러 달래, 갈등을 수습하는 등 나름대로 정치력을 발휘했다.

결정적인 것은 청와대의 측면지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9월부터 이뤄진 정례 회동에서 공개적으로 “‘박 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잘 이끌라”고 힘을 실어줬고, 이후 한달에 두 차례씩 이 대통령과 정례 회동을 하면서 대표의 무게감이 커졌다. 당내에선 “역시 대통령을 만나야 무게감이 생긴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스스로의 무게를 저울에 달아보지 않는 것 같다. 나서서 자기 의견을 뚜렷이 밝히는 법이 없다.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청와대를 거드는 발언을 할 뿐이다. 그는 지난 9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봉화 차관에 대한 질문을 받자 “봉화가 누구야? 어디 기자 중에 봉화가 있던데”라며 딴청을 피우거나, <와이티엔>(YTN) 사태·공정택 서울시 교육감 후원금 논란과 관련해선 “아, 그건 보고를 못 받았습니다”라며 눙쳐 기자들로부터 “얄밉다”는 뒷말까지 들었다.

청와대와 주파수를 맞춘 듯한 ‘가이드라인’도 특유의 ‘알쏭달쏭 화법’으로 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번주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감세를 해야 경제가 성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표는 다른 공개 회의에선 “종부세 완화는 타이밍이 좀 안 맞는 감이 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론 청와대의 의중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 흐릿하게나마 행간 속에 자신의 의견을 풀어넣는 식이다.

평가는 엇갈린다. 한 초선 의원은 “박 대표가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지만, 초선들로선 위에서 억누르지 않아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재선 의원은 “정치인은 결국 자기 목소리를 내야 입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저렇게 견디는 인내심이 있어야 오래 정치를 하겠구나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힘을 휘두르지 않으니 무력한 것 같기도 한데, 공연히 헛힘을 안 빼니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다는 말이다.

박 대표가 수십년 간직해 온 인생의 좌우명은, ‘응립여수 호행사병’(鷹立如睡 虎行似病)(매는 앉아 있으나 조는 듯하고, 호랑이는 병든 듯 걸어간다는 뜻)이라고 한다. 박 대표는 “매나 호랑이가 날뛰면 다른 동물들이 다 도망가기 때문에 잠든 척, 병든 척해야 적당한 때에 먹잇감을 잡을 수 있다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유독, 박 대표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듯한 사진이 언론에 많이 나온다. ‘11도’로 삐뚜름히 고개를 꼬고 눈을 감고 있는 걸 보면, 궁금함이 인다. 자는 걸까, 병이 난 걸까? 아니면 꾀 많은 여우처럼 안 본 척, 모르는 척, 넘어가는 척하는 걸까?

글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사진 강창광 기자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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