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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갈까 조정 갈까…석달째 줄다리기

등록 2009-04-23 19:42수정 2009-04-25 14:28

kimyh@hani.co.kr
kimyh@hani.co.kr
[뉴스 쏙] 대우조선 보증금 반환 다툼
한화, 인수포기 뒤 3150억 날릴 판
“산업은행도 책임” 증거찾기로 분주




한화는 과연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까?

3년 동안 공들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듯했다가 이를 포기하면서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날리게 된 한화그룹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수하겠다고 나섰다가 막판에 뒤집은 탓에 협상이 결렬되었으므로 기본적인 책임이 한화에 있지만 그렇다고 3150억원이란 엄청난 금액을 모두 날리기는 너무나 아깝기 때문이다. 3150억원은 한화그룹의 주력 기업인 ㈜한화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2934억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한화가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으므로 계약금 성격인 이 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기업 인수 과정에서 보증금 수천억원을 날리게 된 이 초유의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한화는 과연 보증금 중에서 얼마나 되찾을 수 있을까?

오락가락! 갈팡질팡?…신중한 한화

전격적으로 협상 결렬이 선언된 1월만 해도 한화는 바로 소송을 낼 듯한 분위기였다. 긴급이사회까지 열고 이행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조처를 취하기로 결의도 했다. 2월 말에는 소송까지 가지 않고 금융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내는 것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솔솔 새어나왔다. 그러다 3월12일엔 주주총회를 앞두고 김승연 회장이 직접 나서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소송은 제기되지 않았고 20일 주주총회에서도 이행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구체적 조처는 발표되지 않았다. 최근 다시 이달 안에 소송을 제기한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아직 법무대리인도 정하지 않았다.

한화 쪽은 “5년 기한이 주어져 있어서 소송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5~6월 사이에 소송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안 외에도 산업은행과 많은 거래를 하고 있는 한화로서는 산은과 주주들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잘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화는 산은에 단기차입금을 포함해 2조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과연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한화가 산은과 협의를 이루지 못하고 소송을 제기하게 된다면 핵심 논점은 ‘왜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를 하지 못했는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이행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명분으로 산은 쪽에도 계약 파기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대우조선 노조가 거부하는 바람에 기업 실사를 못 했는데, 산은이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은은 한화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다 분할 매입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양해각서 즉, 계약서 내용을 어겼으므로 결렬 책임은 전적으로 한화에 있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법정에선 대우조선 실사 실패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느냐가 법리 다툼의 핵심이 될 것이고, 한화가 돈을 돌려받으려면 산은 쪽의 책임을 입증해야 한다.

한화, 결정타를 확보할 수 있을까?

현재 한화가 소송을 아직 걸지 않고 있는 것은 산은이 실사를 보장해주지 못한 책임을 확실하게 입증하기 위해 자료를 찾고 있는 중이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가 대우조선의 기업 가치가 산은이 실사 전에 제시한 가격보다 낮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국외 자회사를 여럿 거느리고 있는데 이 자회사들의 가치를 셈하기 위해선 재무제표가 확인돼야 한다. 한 기업 인수합병 전문 변호사는 “대우조선의 몇몇 해외 자회사가 재무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한화가 이와 관련한 구체적 자료를 확보한다면 재판으로 가기보다는 조정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만약 한화가 산은 책임을 입증하는 데 성공한다면 3150억원 중 잘하면 1000억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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