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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19 18:19 수정 : 2009.10.19 19:01

권갑용(52) 7단

권갑용 도장 ‘프로 200단’ 돌파
배출한 프로기사만 43명
랭킹 10위권에 6명 포진





한국 바둑계에서 ‘권갑용 사단’은 최대 파벌(?)이다. 도장 출신 프로기사가 43명으로 대적할 ‘문파’가 없다.

국내 240명 프로기사 가운데 18%를 점령했고, 도문들의 총 단수는 204단이 됐다. 한때 라이벌이었던 허장회 도장도 제자들의 총 단수가 100단을 넘었을 뿐이다. 유창혁 도장이나 양재호 도장, 신흥 명문 양천대일 도장은 프로기사 배출에서 적수가 안 된다. 중국 언론에서도 “한국 바둑 최강 뒤에는 권갑용이 있다”고 할 정도다. 기존의 내제자 방식에서 바둑 대중교실 시대를 연 권갑용(52) 7단의 교육 노하우에 무엇이 있기에?

■ 이창호를 넘어서라 1983년 서울 잠실에 최초로 ‘수양바둑교실’로 문을 연 권갑용 7단의 목표는 “당대 최고인 이창호를 넘어설” 제자의 육성이었다. 말 그대로 이창호 9단은 권갑용 문하생인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 강동윤 9단이라는 난적을 만났다. 묘하게 최철한과 강동윤은 ‘이창호 킬러’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강자 그룹도 영원한 것은 아니다.

역시 같은 동문인 김지석 7단과 후배인 박정환 4단 등 신예들이 뒤에서 맹추격을 하고 있다. 권 7단은 “세돌이와 철한이가 정상이라면, 그들을 뛰어넘을 새 인물을 기르는 게 목표”라고 했다. 10월 한국 랭킹 10위까지 6명, 20위까지 9명이 권갑용 도장 출신이다.

■ 기초가 돼야 일류 된다 권 7단의 교육방법은 기초 다지기와 기다림이다. 그는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기초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리적으로 떠 있으면 가라앉히고, 마음의 욕심이 있으면 비우는 훈련을 반복하고, 성격이 급할 경우 천천히 두게 하면서 기본기에 충실하도록 한다. 재주와 노력이 있어도 늘지 않을 경우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어 준다. 각기 다른 기재와 그릇을 지닌 제자들이 최적의 코스를 찾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도 필요하다. 80살 노인부터 4살 어린이까지 모두 가르쳐본 경험과 열정도 권 7단의 중요한 무기다.

■ 여성기사 육성도 최고 권갑용 도장은 여성기사 전문 양성소이기도 하다. 1990년 남치형 초단이 공식입단 과정을 거쳐 여성기사 1호가 됐고, 이후 김민희 3단(1991년), 윤영선 5단과 하호정 3단(1992년), 강승희 2단(1993년), 이정원 2단(1994년) 등이 입단했다.

권 7단은 딸 권효진 6단과 함께 국내 프로기사 가운데 유일의 부녀(父女) 기사이기도 하다. 200단 돌파 기념으로 21일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서 축하연을 여는 그는 “현재 도장에 등록한 60명의 유망주 제자들도 큰 재목으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글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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