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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2.09 19:52 수정 : 2010.02.09 19:52

천적·사제 맞대결…‘입신’ 최고봉 가린다

조훈현-서봉수, 이창호-강동윤 등
‘신의 경지’ 9단들, 맥심커피배 8강





‘그윽한 커피향에 착수도 부드럽게.’

22일부터 열리는 11회 맥심커피배 입신 최강전 8강이 풍성한 무대로 바둑팬들을 유혹한다. 신의 경지 9단들의 잔치인데 대진표가 환상적이다. 어린 시절 종합선물세트의 기억처럼 팬들은 부자가 된 느낌이다. 조훈현-서봉수, 이창호-강동윤, 최철한-원성진, 유창혁-박영훈이 8강 세트다.

■ 추억의 조-서 대결 22일 만나는 조훈현과 서봉수는 국내 프로기사 가운데 가장 많은 상대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공식 맞대결은 조훈현의 243승119패 우세. 얼핏 조훈현이 2 대 1로 앞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 순간마다 서봉수의 결정적인 ‘한방’에 나가 떨어진 경우가 많다. 최근 맞전적은 비공식 대결까지 포함해 서봉수의 4연승 질주다. 최고를 자부해온 조훈현으로서는 ‘바둑황제’의 자존심을 회복할 때다.

■ 송아지 2총사의 대결 23일 대결에는 1985년생 ‘송아지띠 3총사’(박영훈·최철한·원성진) 가운데 둘이 만난다.

최철한은 최근 비시카드배 16강에 진출했지만 4개월 전 한국랭킹 1위에서 최근 3위로 떨어졌다. 원성진은 촉망받는 기대주였으나 항상 3% 부족으로 고비를 못 넘고 있다. 지난해 말 명인전 결승에서는 이창호에게 밀렸다. 둘 모두 강한 자극을 받은 상태여서 분발이 예상된다.

■ 이창호와 천적의 대결 3월1일 예정된 이창호-강동윤 대결은 천적관계가 볼거리다. 이창호는 한국랭킹 1위로 복귀했지만 강동윤에게 유독 약했다. 역대 맞대결 6승12패로 절대 열세다. 지난해 후지쓰배 결승전 패배는 가장 아픈 사건. 낯가림이 심한 이창호의 반전 여부가 관심이다. 이에 맞서는 강동윤은 지난해 세계대회 우승 뒤 2년차 징크스를 앓고 있다. 정상에 오르니 허탈감이 온 것일까? 과거에는 이창호만 넘으면 탄탄대로였다. 그러나 후배 박정환 7단과 동료 김지석 6단이 쫓아오고 있다.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 사제대결도 3월2일에는 유창혁과 박영훈이 4강 티켓을 다툰다. 유창혁 사범은 일찍이 최규병 문하로 들어간 박영훈을 가르쳤다. 최근에는 비시카드배 16강에 진출하는 등 저력을 뽐내고 있다. 국내 바둑의 대표적인 신구 스타이기도 한 두 기사의 싸움은 그 자체가 흥행 요소다.

맥심배는 24강 예선을 거쳐 토너먼트로 우승을 가리며, 우승상금은 2500만원으로 많지는 않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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