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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둑

이세돌, 셰허 ‘벽’ 넘을까

등록 2011-06-22 20:47

이세돌(28) 9단
이세돌(28) 9단
27일 춘란배 결승서 격돌
역대전적 1승4패로 열세
최근 슬럼프 빠진 ‘센돌’
셰허 꺾고 다시 일어설지
부진 늪 빠질지 관심
목에 걸린 가시가 따로 없다. 맞전적 1승4패로 우열의 골은 꽤 깊다. 당한 쪽의 표현을 빌리자면 ‘깝깝하다’라는 말이 정확하다. 한-중 바둑계의 ‘상극’ 이세돌(28·사진 왼쪽) 9단과 중국의 냉혈한 셰허(27·오른쪽) 7단의 관계다. 견원지간인 둘이 처음으로 세계바둑 결승에서 만난다. 무대는 27~30일 중국 충칭에서 열리는 8회 춘란배 결승 3번기.

‘쎈돌’ 이세돌한테는 설욕의 열망이 솟구친다. 2006년 11회 엘지(LG)배 16강 첫 대면부터 대패를 당한 이래 도요타덴소배, 농심신라면배 본선에서 번번이 당했다. 2008년 20회 TV아시아선수권대회 본선에서 첫승을 거뒀지만 한은 사무친다. 세계대회 14회 우승의 이세돌로서는 단 한 차례도 세계 타이틀을 따내지 못한 셰허에게 당한 내상이 컸다. 그래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고르라면 이창호 9단에 이어 반드시 셰허를 꼽았다. 3월 비씨카드배 우승 이후 국내외 대회에서 4승6패로 주춤했던 부진도 털어내야 한다. 바둑 전문가들은 “이세돌은 목표가 있을 때 활화산처럼 폭발한다. 이번 대회가 기대되는 이유”라고 했다. 이세돌이 춘란배를 제패한다면, 기존 4년마다 열리는 잉창치(응씨)배를 제외하고는 모든 대회 정상에 오르게 된다.

중국의 셰허(27) 7단
중국의 셰허(27) 7단
문제 인물 셰허는 내공이 강한 중국 랭킹 2위의 강자. 프로 10년차로 이번 춘란배가 세계대회 결승 첫 진출이지만 침착한 운영과 냉정한 형세판단, 유연한 사고로 전투 전문가들한테는 천적이다. 전투형 기사인 이세돌과 최철한 9단은 특히 셰허에게 약하다. 한국 랭킹 2위 최철한도 셰허와의 대결에서 4번 모두 졌다. 한국의 1, 2위 기사한테 8승1패라는 압도적 우위를 뽐내고 있다. 애칭이 차가운 돌을 뜻하는 ‘찬돌’로 기풍이 날카롭다. 좀처럼 광채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창호를 빼닮았다. 정동환 한국기원 차장은 “빈틈이 없고 계산에 밝다. 조금만 앞서면 절대 상대에게 역전의 기회를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세돌뿐 아니라 한국 선수들에게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한국 기사와 역대 76번 맞붙어 54승22패를 올려 확실한 ‘한국 킬러’로 군림하고 있다.

이세돌은 정신없이 상대의 혼을 빼놓고 신출귀몰식으로 상대한테 균열을 낸다. 이세돌은 세계대회의 경우 19번의 결승에서 14번을 이길 정도로 큰 경기에 강했다. 그동안 셰허한테는 잘 먹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엔 더 강한 집중력을 쏟아야 한다. 비씨카드배에 이어 올 시즌 세계대회 2관왕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먹잇감이다. 셰허는 중국 바둑 부동의 투톱이었던 구리와 쿵제 9단의 부진 공백을 메우는 실질적인 에이스다. 이 때문에 이세돌의 ‘창’에 맞서는 셰허의 ‘방패’도 결코 만만하지는 않다. 물론 경험과 관록에서는 그래도 이세돌이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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