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조에서 우승한 에릭 루이(가운데)를 삼성화재 김창수 사장(왼쪽)과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이 축하해주고 있다.
삼성화재배 서양국적 첫 본선행
내달 3일 상하이서 32강전
“지금까지 배운 걸 보여주겠다”
내달 3일 상하이서 32강전
“지금까지 배운 걸 보여주겠다”
외모는 동양인이지만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토종 ‘아메리칸’이다.
미국의 에릭 루이(24)가 7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18회 삼성화재배 월드마스터스 바둑대회 통합예선에서 본선에 올랐다. 한·중·일 등 동양권 기사가 아닌 서양 국적의 선수가 세계대회 본선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루이 7단은 미국의 벤 록하트 5단에게 281수만에 백 8집반승을 거뒀다. 루이는 “긴장을 많이 했다. 우승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루이가 삼성화재배 본선에 오른 것은 주최쪽이 대회 문호를 넓히기 위해 미국이나 유럽 등 서양 기사들만을 위한 별도의 예선리그를 만들었기에 가능했다.
대만 출신 아버지의 권유로 바둑을 둔 루이는 2011년 세계아마추어바둑대회 3위에 올랐다. 인터넷으로 한국, 중국, 일본의 프로기사들의 기보를 연구하면서 실력을 쌓아 왔다. 루이는 “공격과 수비에 균형을 이루려고 노력하지만 누군가 공격을 걸어오면 피하지 않는다. 나는 전투를 즐긴다”고 설명했다.
루이의 목표는 미국에서 바둑 프로기사 되는 것이다. 체스만큼 인기 스포츠가 아니지만 “바둑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바둑을 소재로 한 몇 편의 영화가 만들어져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미국 내에는 수천개의 바둑 단체가 있다. 루이는 “이세돌 9단과 이창호 9단은 미국에서도 인기 있는 스타 바둑 기사”라고 말한다.
루이는 “바둑을 한 수, 한 수 둘 때, 내가 둔 수에 대해 어느 누구도 잘했다 못 했다 말할 수 없고, 옳고 그름이 없다. 나만의 생각과 전략, 아이디어로 바둑돌을 내려 놓을 때 자유로움을 느끼고 거기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루이는 다음달 3일 상하이에서 개막하는 삼성화재배 본선 32강에 출전한다. 그는 “지금까지 배운 걸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승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 연봉 3450만원 이상 직장인 내년 세금 부담 커진다
■ 애들은 가라, 장안의 청춘남녀 바글바글…클럽같은 ‘19금’ 물놀이
■ [단독] 국내 최초로 ‘초열대야 현상’…강릉 오전 6시에도 30도 넘어
■ 나는 전설의 국정원 7급 직원이었다
■ [화보] 최악의 ‘적조’…폐사 어류 2천만 마리 육박
■ 연봉 3450만원 이상 직장인 내년 세금 부담 커진다
■ 애들은 가라, 장안의 청춘남녀 바글바글…클럽같은 ‘19금’ 물놀이
■ [단독] 국내 최초로 ‘초열대야 현상’…강릉 오전 6시에도 30도 넘어
■ 나는 전설의 국정원 7급 직원이었다
■ [화보] 최악의 ‘적조’…폐사 어류 2천만 마리 육박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