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13 21:09
수정 : 2016.03.14 09:52
이세돌 4국 승리 인터뷰
“5국은 흑으로 이기고 싶어…
오늘 승리는 값어치 못매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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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을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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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알파고를 꺾은 이세돌 9단의 표정은 환하게 빛났다. 5국에 대한 각오로 “흑을 잡고 이기고 싶다”고 했다. 완연히 기세를 회복한 모습이었다.
이날 이세돌 9단은 위기가 있었다. 특히 중앙에서 상변에 이른 알파고의 흑 진영이 커지면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마침 포위된 상황에서 침입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백 78의 묘수를 찾아내면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세돌 9단은 “당시 그 수밖에는 다른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더 쉽게 수가 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어려워지는 게 아닌가 걱정도 했다. 다른 수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알파고의 대응에 따라서는 수가 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장면에서 알파고가 엉거주춤하게 받으면서 수가 났다. 이세돌은 “알파고에도 약점은 있다. 기본적으로 백보다는 흑을 힘들어하는 것 같다. 또 자기가 생각하지 못했던 수가 나오면 일종의 버그 형태로 몇 수가 진행된다. 생각 못했을 때의 대처능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실제 이날 알파고는 이세돌의 78수 이후 이미 죽어 있는 우변의 사석에 돌을 추가하는 형태로 3~4수를 연결해 판세가 단번에 뒤집어졌다. 이세돌은 “알파고에 대한 정보가 있었다면 1~3국에서 수월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보의 부족보다는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어려운 싸움이 됐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 9단은 15일 오후 1시에 열리는 마지막 5국에 집중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은 “마지막은 돌 가리기를 하지 말고 내가 흑으로 정해놓고 대국하고 싶다. 흑으로 이겨보고 싶다”고 했다. 또 “지난 3국의 패배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국을 중단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바둑을 두었다”고 했다. 그는 “오늘의 승리는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라고 덧붙였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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