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국프로야구 팬이 지난 1일 미국 플로리다 주피터에서 “우리는 야구를 원한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플로리다/교도통신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멈춰선 미국 메이저리그(MLB) 직장폐쇄 사태가 3개월 넘게 표류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연기된 정규시즌 개막일이 한 번 더 미뤄졌다.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사무국 커미셔너는 10일(한국시각) 공식 성명을 내고 “유감스럽게도 일주일 만에 진행한 두 번째 심야 교섭에서도 우리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달력 일정상 또 다른 두 개의 시리즈(팀당 6경기)가 취소됐고, 이는 이번 시즌 개막이 4월15일까지 연기됐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발표 전 메이저리그 구단주들과 선수노조는 9일부터 10일까지 뉴욕에서 장장 17시간 동안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2일 플로리다주에서 결렬된 ‘주피터 협상’에 이은 2차 파열이다. 당시 협상 실패로 4월1일에서 8일로 미뤄졌던 개막일은 이번 ‘뉴욕 협상’이 무산되면서 한 차례 더 연기됐다. 노사 분규로 개막이 밀린 건 1995년 이후 27년 만이다.
이번 파행은 선수노조와 새로운 노사 협약(CBA)에 합의하지 못한 구단주 쪽에서 지난해 12월2일 직장폐쇄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모든 메이저리그 일정이 멈춰 선 지 97일이 흘렀지만 여전히 양측은 교착 상태다.
<에이피>(AP)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사무국은 사치세 한도를 올해 2억3000만달러에서 노사 협약 종료 시점인 2026년까지 2억4200만달러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선수노조는 올해 2억3800만달러에서 2026년 2억6300만달러로 올리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조정신청을 할 수 없는 저연차 선수들을 위한
보너스풀에서도 선수노조는 8500만달러에서 7500만달러로, 사무국은 3000만달러에서 4000만달러로 안을 바꿨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기에 국제 드래프트에서 양 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렸다.
국제 드래프트는 쿠바, 도미니카 공화국 등 국외 대형 유망주를 계약금 없이 데려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선수노조의 강한 반발을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메츠의 에이스 투수 맥스 슈어저(38)는 자신의
트위터에 “메이저리그가 물을 더럽히고 있다”며 “우리는 국제 드래프트에 반대한다”고 썼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