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별 평균자책 및 타율 순위
팀 성적, 투수 성적과 정비례…타율은 반비례 기현상
장면1=1999년 당시 호시노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감독이 우승 뒤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첫번째 받은 질문은 ‘선동열과 이상훈 없이 내년 시즌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였다.
장면2=같은 해 한국프로야구에서 이승엽은 ‘한 시즌 50호홈런’ 고지에 올랐고, 이때 40홈런 이상을 친 선수는 무려 4명에 이르렀다. 이듬해 한국프로야구는 마운드 높이를 상향 조정했다.
올 시즌을 팀당 10여 경기 안팎을 남겨놓은 10일 현재 국내프로야구 팀 순위-평균자책(표 참조)을 나란히 적어놓고 보면 재밌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1~4위를 달리는 SK·두산·삼성·한화의 평균자책 순위가 팀 순위와 똑같다는 것이다.
■ ‘야구는 투수놀음’ =선두 SK(평균자책 3.29)부터 4위 한화(3.55)는 경기 당 자책점을 평균 4점 이하로 막으면서 마운드에서 ‘짠물운영’을 했다. 반면 하위권 네팀의 평균자책은 모조리 4점대. 상위팀들과 크게는 1점 이상의 차이가 난다. 5위 LG의 경우, 올 시즌 전체 자책점에서 5경기를 덜 치른 4위 한화(383점)보다 108점이나 많다.
■ ‘거꾸로 가는’ 타율 =LG를 포함해 ‘가을야구’를 못하게 된 하위 4팀에 더 억울한 일은 타율 쪽에서 오히려 상위팀들을 압도한다는 점이다. 5~7위를 달리고 있는 LG·롯데·현대가 타율에서는 거꾸로 1~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현대와 롯데가 ‘유이한’ 2할7푼대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달리 SK를 제외한 상위권 세팀은 팀타율에서 ‘꼴찌’ 기아와 함께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3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을 앞세워 플레이오프 진출을 사실상 예약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란 말이 야구계의 통설이 된 이유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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