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선두에 3리차…한 경기면 뒤집기 가능
홈런 선두에 1개차…적은 경기수 극복해야
홈런 선두에 1개차…적은 경기수 극복해야
‘3리’면 따라잡는다. 안타 2개면 된다. 홈런이면 더 좋다. 2년 연속 타격-홈런왕 타이틀이 손만 뻗으면 쥘 수 있는 거리에 있다.
“가을에 야구하자”던 바람이 또 꺾였지만 롯데 이대호(25)는 아직 치열하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된 데 분풀이라도 하듯 이대호는 엄청난 기세로 막판 개인타이틀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개인적인 욕심을 버렸다”지만 최근 성적을 보면 그의 말처럼 될 것 같지 않다.
특히 이대호는 9월 들어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6개의 안타를 뽑아냈다. 그 중 3개를 하루에 1개씩 홈런으로 쳐냈다. 시즌 막판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타율에선 수위타자 KIA 이현곤(0.337)에 3리차로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한 경기만 몰아치기를 해도 뒤집을 수 있는 차이다. 이현곤이 지난달 18일부터 6경기 동안 무안타 침묵에 빠진 틈을 타 추격에 성공했다. 나란히 0.334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두산 김동주도 넘어야 한다.
이들 경쟁자들이 최근 안타를 몰아치고 있는 만큼 불꽃튀는 타격왕 경쟁을 벌여볼 만하다.
홈런에서도 선두 현대 브룸바(27개)를 1개 차로 따라잡았다. 8월 한달간 막혀있던 물꼬가 터진 뒤 잇따라 홈런이 나오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두차례의 어깨 탈골과 허리 통증이 회복된 덕분이다. 특유의 ‘도끼타법’도 살아났다.
이대호가 가슴 아파하는 점이지만 롯데가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만큼 상대팀 투수들의 견제가 적어질 것이라는 점도 예상할 수 있다.
‘4번 타자’로서 팀 성적을 짊어져야 했던 부담감을 놓게 된 것도 개인 성적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대호로서는 절정의 타격감으로 타구단 경쟁자들에 비해 가장 적은 잔여 경기수(10)를 극복하는 것이 홈런왕 2연패를 위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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