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수원에서 열린 현대-한화 경기에서 현대 팬들이 ‘막강 현대, 영원하리라’는 카드섹션을 하며 응원을 펼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20홈런 20도루…0.0014차 타격왕 역전 실패
현대, 사실상 고별전 한화에 2-0 완봉승 장식
현대, 사실상 고별전 한화에 2-0 완봉승 장식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
데뷔 첫해인 1993년부터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양준혁(38·삼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양준혁에게는 발도 있었다. 양준혁이 5일 롯데와 사직 방문경기에서 최고령(38살 4개월 9일) 20(홈런)-20(도루)을 달성했다.
전날까지 22홈런, 18도루를 기록 중이던 양준혁은 1회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박진만의 타석에서 초구 볼이 들어오는 틈을 타 19번째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어 3회에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2루로 내달려 대기록을 완성했다. 개인 통산 네 번째 기록.
하지만 기아(KIA) 이현곤과의 치열한 타격왕 경쟁에선 역전에 실패했다. 양준혁은 이날 3타수 2안타 이상을 기록할 경우 타율을 0.3386까지 끌어올리면서 타격왕 순위를 뒤엎을 수 있었다. 특히 1회 안타를 추가하면서 막판 대역전극을 내다보게 했지만 6회 2루수 땅볼로 아웃된 데 이어 8회에는 롯데 투수 김이슬에게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 이현곤(0.3385)에게 1리4모 차이로 뒤진 채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기아는 7일 한화전 1경기를 남겨두었으나, 타격 관리 차원에서 이현곤의 출장은 불투명하다.
수원구장에서는 현대가 한화를 상대로 사실상 고별전을 치렀다. 현대는 모기업의 자금지원이 끊긴 뒤 한국야구위원회(KBO) 보증으로 대출을 받아 힘겹게 올시즌을 이끌어 왔지만 미래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시즌을 마치게 됐다. 길고 긴 정규리그 126경기를 마쳤지만 홀가분하지도, 올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웃을 수도 없었다.
현대는 2회 한화 선발투수 유원상이 삼진-폭투-삼진-폭투를 오가며 롤러코스터식 피칭을 하는 사이 클리프 브룸바가 선취점을 뽑았고 3회 추가점을 얻었다. 선발 김수경이 5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았고, 이현승-조용훈-마일영-황두성이 이어던지며 2-0 완봉승을 이끌어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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