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나라별 보니
한화-삼성간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벌어진 9일 대전구장. 선동열 삼성 감독은 “눈으로 확인은 못하지만 현역시절 도쿄돔에서 요미우리가 칠 때면 돔구장 기류를 외야 쪽으로 흘리는 것 같다”고 했다. 알게 모르게 방문팀이 받는 피해의식이 적지 않다는 점을 에둘러 말한 것이다.
하지만 단기전에서 안방팀이 갖는 이점이 승리와 직접 연관이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안방팀은 연습타격 때 배팅 케이지 두개를 쓴다. 두명의 타자가 좌우투수들을 상대로 번갈아 가며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 반면, 방문팀이 연습을 시작하면 배팅 케이지 하나를 빼 연습시간을 압박한다. 또 안방팀이 연습을 마친 뒤부터 관중을 입장시켜 막 훈련을 시작하는 방문팀에 산만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올 시즌 클라이맥스 시리즈를 첫 도입한 센트럴리그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의 안방에서 5경기를 모두 치르기로 했지만, 정작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도쿄돔에서 3경기를 내리 내주며 일본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이 열린 19일, 안방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경기 전 행사에 상대팀 에이스 조시 베켓(보스턴 레드삭스)의 전 여자친구 대니얼 펙(오하이오주 출신 컨트리가수)을 불러 미국 국가를 부르게 했다. 클리블랜드는 “완전히 우연”이라고 했지만, 안방팀의 ‘특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상대투수를 상대로 심리전을 펼친 경우다. 하지만 클리블랜드 역시 이 경기에서 베켓을 상대로 1득점 밖에 뽑아내지 못하며 완패했고, 보스턴은 이 때부터 3연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시리즈의 경우 정규리그 우승팀이 1·2, 5·6·7차전을 안방경기로 치른다. 안방팀의 이점을 전제로 기선제압과 역전우승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올 시즌 최고관중 증가율을 기록한 SK가 안방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더 나은 성적을 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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