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들 밀실담합…군 보류 수당도 없애”
“명백한 불법이다.”
연봉감액제한 규정 철폐와 군 보류 수당폐지에 강하게 반발해온 프로야구선수협회가 결국 ‘법정 공방’ 칼을 빼들었다.
나진균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26일 서울 서초동 한 중식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일방적인 연봉감액제한 규정철폐와 각 구단의 군 보류 수당 폐지에 맞서 민형사상 법률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는 지난 19일 야구규약 73조에 명시된 연봉감액제한 규정을 없애 아직 연봉협상을 마치지 못한 제8구단부터 시행이 가능하도록 해둔 바 있다. 이번에 폐지된 야구규약 73조는 선수의 동의가 없는 한 △참가활동보수금액(연봉) 2억원 이상인 선수는 40% 이상 △1억원 이상 2억원 미만인 선수는 30% 이상 △1억원 미만인 선수는 25% 이상 감액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총장은 “이는 2001년 3월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며 야구위원회에 내린 불공정 거래 시정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탓”이라며 이를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총장은 또 각 구단이 입대 전 연봉의 25%를 지급했던 군 보류 수당을 공식 발표없이 폐지한 데 대해서도 “7개 구단이 밀실 담합으로 결정한 것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피해를 입은 각 구단 입대 선수 65명 전원의 위임을 받아 집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총장은 “선수들이 군대에 있는 동안 구단이 해당 선수에 대한 보유권을 갖는 만큼 보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게 규약 해석에도 맞다. 선수단 연봉을 후려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구단의 구조조정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노준 제8구단 단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연봉감액제한 철폐를 센테니얼이 먼저 요구했다’는 보도와 관련 “(자신을 뺀) 7개 구단 단장들이 이사회 보고 사안으로 규정 폐기를 이미 결정한 상태였다”며 자신의 퇴진을 요구한 나 총장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또 제8구단 선수 연봉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연봉을 백지위임하겠다고 했지만, 연봉감액제한 규정을 염두에 둔 계산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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