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정민태(38)가 기아 타이거즈에 몸을 맡겼다. 기아 구단은 10일 “정민태가 이영철 부단장과 서울 모처에서 만나 연봉 7천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정민태로선 현대 유니콘스 시절이던 지난해(3억1080만원)보다 2억4천여만원이 깎였고, 우리 히어로즈가 제시했던 8천만원보다 오히려 적은 액수다.
정민태는 계약 뒤 “돈이 전부가 아니다”고 했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서 내가 스스로 결정한 금액이다. 내년에 보상을 받겠다.” 히어로스와 계약협상에 난항을 겪다 지난 5일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뒤 정민태는 에스케이(SK) 와이번스와 기아를 놓고 저울질을 해왔다. 그는 “(SK와 달리) 기아는 아직 투수들의 보직이 결정되지 않아 충분히 활약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기아행 배경을 밝혔다.
기아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출신 서재응과 메이저리그 20승 투수 호세 리마, 4년차 윤석민 등에 정민태까지 합류하면서 더 단단한 투수진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정민태는 1992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데뷔해 99년(20승) 2000년(18승)으로 2년 연속 다승왕을 차지했다.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진출이 실패로 돌아간 뒤 국내무대에 복귀한 2003년 17승으로 생애 세번째 다승왕과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차지했다. 2004년 7승(14패)을 올리며 한국시리즈 2연패와 개인통산 네번째 우승을 맛봤지만, 그 뒤 어깨수술 여파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9패만 기록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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