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스포츠지 인터뷰서
“(크룬의) 공이 너무 빨라, 보이지 않았다.”(소프트뱅크 타자 마쓰다 노부히로)
“전성기 때, 내가 던진 공이 미트에 들어가는 걸 보지 못했다.”(임창용)
광속구를 던지는 마크 제이슨 크룬(35·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임창용(32·야쿠르트 스왈로스)은 이렇게 닮았다. 하지만 일본 무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임창용은 닮은 꼴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 1일 구속 162㎞를 찍어 일본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크룬을 넘어서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니치>는 3일 “야쿠르트의 수호신 임창용이 일본 최고 구속기록을 경신해 보이겠다는 의욕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소프트뱅크 방문 경기에 하루 앞선 2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훈련을 하던 임창용에게 ‘시속 162㎞보다 더 빠른 공을 기대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크룬과 같은 임무를 맡고 있고, 150㎞ 후반에 이르는 강력한 직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비슷한 스타일의 임창용이 어디까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일본 언론도 궁금했던 것. 야후돔은 이틀 전 크룬이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9회 마무리로 나와 구속 162㎞를 찍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임창용은 “6월에는 습기 때문에 공이 손에 잘 달라붙는다. 기대해 달라”며 특유의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임창용은 일본 무대 데뷔 전부터 “날이 더워지면 160㎞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여왔고, 실제로 개막 직후 156㎞ 등 이번 시즌 내내 150㎞ 중반을 오가는 강속구를 뿌려왔다. 지난달 9일 히로시마 카프와의 경기에서는 시즌 최고인 157㎞를 던지면서 구속을 높여가고 있다.
한편, 임창용은 3일 오 사다하루 감독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전에 출격 준비를 맞쳤지만, 팀이 3-7로 지는 바람에 등판기회를 잡지 못했다. 1승1패13세이브를 기록 중인 임창용은 지난달 23일 롯데와 경기에서 역전승을 따낸 뒤 2경기(5월24·31일)만 출전했다.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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