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새삼스럽다. 마운드가 무너진 기아(KIA) 삼성 엘지(LG) 세 팀이 각각 3, 5, 7연패 늪에 빠져있다.
에이스 윤석진을 비롯해 서재응·이대진 등 1~3선발이 지난주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던 기아는 주말 3연패를 당했다. 3경기에서 평균 7.7점을 내줬다. 그나마 주초에 마운드가 완전히 붕괴된 엘지를 만나 2연승(우천 취소 1경기)을 따낸 게 다행이었다.
‘선동열식 지키는 야구’로 불리던 삼성은 중간계투가 무너졌다. 권오준·권혁·안지만 등 주력들이 모조리 부상으로 빠졌다. 22일 에스케이(SK)와 경기에선 삼성 관계자가 “이제부터 지키지 못하는 야구를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자조섞인 말을 내뱉었고, 곧바로 3-2로 앞서던 6회 2사 후 6점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에이스 배영수가 돌아오자 선발의 한축을 맡던 윤성환을 불펜으로 돌렸지만 ‘장고 끝 악수’가 됐다. 배영수는 2경기 6⅔회 동안 9실점, 윤성환은 3경기에서 1⅓회 밖에 던지지 못한 채 평균자책 20.25점만 떠안았다. 그러면서 6월에만 4승13패(승률 0.235)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엘지의 경우는 더 심하다. 6월에만 6연패, 7연패를 한차례씩 하면서 승률이 3승13패, 승률이 0.188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2승은 그나마 유일하게 제몫을 해주고 있는 옥스프링이 거뒀다. 선발이 일찌감치 경기를 내주거나, 방망이가 힘을 낼 때 소방수들이 물 대신 기름을 끼얹었다.
이번 주 삼성과 엘지는 주초 3연전이 예정돼 둘 중 한팀은 무조건 연패 탈출, 다른 팀은 그 희생양이 되게 됐다. 반면 한화를 상대하는 기아는 주력 선발들이 차례로 복귀를 예정하고 있어 든든하다. 당장은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에 힘으로 맞서 연패를 끊어야 한다.
선두권에선 에스케이가 프로야구 역대 한달 최다승 기록 경신을 노린다. 에스케이는 6월에 비로 3경기가 취소되고도 14승(2패)을 올렸다. 종전기록 19승을 넘으려면 6연전을 모두 쓸어담아야 하지만, 6월 승률(0.875)을 고려하면 타이기록 이상을 노려볼 만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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