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식(61) 한화 감독
‘그라운드의 쓴소리’ 김인식 감독
실수한 선수에 질책 대신 문제점 꼬집어내
“두산 정도랑 하지 않겠냐” 4강 진출 자신
실수한 선수에 질책 대신 문제점 꼬집어내
“두산 정도랑 하지 않겠냐” 4강 진출 자신
“또 왜 이래~. 강하긴 개뿔이 강해.”
최근 프로야구에 ‘절대강자’로 통하는 에스케이(SK)에 힘으로 맞설 팀이 한화 뿐인 것 같다는 말에 대한 김인식(61·사진) 한화 감독의 답이다. 김 감독 특유의 넉살이 묻어난다. 1일 대전 두산전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감독은 한 소속선수에 대해 “왜 이렇게 어슬렁거려. 내가 심판 같으면 퇴장시키겠다”며 또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에스케이 김성근 감독이 야구와 관련해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준다는 말에 그는 “원래 김성근 감독이 설명을 잘하는 편이고, 나는 하고 싶어도 (해줄 게) 없다”며 웃었다. 1990년(당시 쌍방울)부터 프로야구 감독 생활을 한 백전노장답게 상황을 과장하는 법이 없다. 특정팀의 마운드와 타격이 모두 부진한 것에 대해선 “거긴 이쪽으로 가면 파출소고, 저쪽으로 가도 경찰서”라는 비유로 어려운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한다.
텔레비전 중계화면에 잡히는 김 감독은 대부분 선수들의 불만족스런 플레이를 질책하거나 혼잣말로 잔소리를 하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때마다 질책보다 문제점을 정확히 꼬집어낸다. 이날도 4-1로 앞서던 8회 구원투수 안영명이 변화구로 동점을 내주자 김 감독은 “직구를 그대로 꽂았어야 하는 타이밍에 포수의 볼 배합이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수도 인정한다. “벤치에서 사인을 한번 내줬어야 하는데 하나를 놓친 셈”이라고 했다.
“15회 팽팽한 승부를 해도 지면 소용없어.” 술자리에서 한잔을 채 다 마시지 않고, 사이다를 즐기는 ‘할아버지 감독님’이 됐지만 강력한 승부사 기질은 여전하다. 좀처럼 직접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김 감독은 이날 “두산 정도랑 하지 않겠냐”며 4년 연속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가을야구’ 진출의 분수령이 될 7월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더욱 탄탄해진 전력이 자신감의 밑바탕에 깔려있다. 한화는 6월부터 한차례도 3연패를 당한 적이 없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서는 에스케이와 1승2패를 기록했지만, ‘힘 대 힘’으로 맞서는 강력한 모습을 뽐냈다.
팀간 상대전적에서도 선두 에스케이에 3승5패로 열세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7개팀에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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