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LG, 삼성 3연전 싹쓸이
“9회말 2아웃 같은 상황이지만, 3아웃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김재박 엘지(54) 감독이 모처럼 웃었다. 13일 잠실구장에서 삼성을 상대로 2-0 깔끔한 승리를 거두면서 안방 3연전을 싹쓸이한 덕분이다. 경기내용도 좋아서, 마운드가 잘 막고 필요한 때 점수를 뽑았다. 봉중근이 선발로 나와 7⅔회 동안 7안타(1볼넷) 3삼진 무실점으로 막는 역투를 펼치며 에이스 몫을 다했다. 봉중근은 지난 2경기에서 7회 1실점, 9회 2실점으로 두 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구속 146㎞직구와 최저 117㎞짜리 커브를 2대1 적당한 비율로 섞어가며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봉중근은 경기 뒤 “초반 직구가 좋지 않았는데 고비 때마다 수비들이 도와줬다. 다른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도와준 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의 말대로 2-0으로 앞선 8회 무사 1루 위기가 닥쳤을 때, 3루수 이종열, 중견수 이대형이 빛나는 호수비로 승리를 지켰다. 9회엔 마무리 정재복을 상대로 삼성 박한이가 투수 옆을 스치는 타구를 때리자, 2루수 박경수가 그림같이 몸을 날려 이 공을 막아냈다. 봉중근은 벤치 쪽에서 오른팔을 번쩍 들었다. 3연승은 올 시즌 엘지의 최다연승 타이(4차례) 기록인데, 지난달 3일 이후 40여일만에 다시 나왔다.
엘지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범준·정찬헌이 갓 19살에 불과하지만 가능성 쪽에 무게를 싣고 남은 시즌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김 감독은 “팀 배팅능력 등 공격력이 여전히 약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꼴찌로 처졌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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