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⅔이닝 2실점 호투…삼성 4강 복귀
프로 13년차 투수 전병호(35·삼성)가 11년 만의 완봉승을 눈앞에서 날렸다. 8회까지 4피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치던 그였지만, 3루수 김재걸의 실책으로 9회 첫 타자를 내보낸 게 화근이 됐다. 병살을 할 수 있었던 투수 앞 땅볼을 더듬은 뒤 기아(KIA) 나지완의 안타로 2점을 내주면서 한 타자를 남긴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전병호는 “애초 7회만 던지기로 했다가 감독님이 욕심을 내보라며 기회를 줬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움이 된 데 만족한다”고 했다.
삼성이 24일 광주구장에서 선발 전병호의 역투를 앞세워 13-2로 기아(KIA)를 완파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지난달 10일 이후 44일 만에 4위로 올라섰다. 반면 롯데는 이날 에스케이와 경기가 비로 취소되는 바람에 가만히 앉아 승률 ‘0.00095’ 차이로 올 시즌 처음 5위로 내려앉았다.
프로 13년차 투수의 관록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전병호는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131㎞에 불과했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타이밍을 뺏는 투구로 기아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전병호도 “공의 속도는 느리지만, 한 타자에 똑같은 스피드로 던지지 않고, 구종도 다양하게 구사한 게 주효했다”고 했다. 삼진을 2개밖에 잡지 못했지만, 안타를 5개밖에 내주지 않았고 볼넷도 하나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며 8⅔회 동안 2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방망이도 모처럼 봇물 터지듯 시원하게 터졌다. 3회 실책으로 만든 무사 1루 기회에서 1~3번타자가 연속 3안타를 터뜨리며 손쉽게 선취 2점을 뽑았다. 7회엔 5안타(1홈런) 3볼넷을 엮어 밀어내기 2점, 홈런 3점 등 타자 일순하며 대거 8득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삼성이 10점 이상 득점을 한 것은 지난달 19일 이후 36일 만이다.
대전에선 한화가 2위 두산을 6-3으로 꺾고 승차를 2경기까지 좁혔다. 1회 3실점을 내준 선발 유원상을 대신해 2회부터 마운드를 물려받은 안영명이 4⅓회 동안 노히트 노런(4볼넷)으로 막는 투구쇼를 펼쳤다. 2, 3회 2점씩 4득점해 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후반에도 추가 2점을 내 승리를 굳혔다. 9회 등판한 토마스는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4세이브(3승4패)로 오승환(삼성)과 함께 이 부문 공동선두로 나섰다. 두산은 최근 9연승 뒤 4연패 늪에 빠졌다. 문학 에스케이-롯데전과 잠실 엘지(LG)-우리전은 비로 취소됐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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