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부산에 가야 되는데. 가면 난리가 날낀데…”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난 롯데 선수들은 때아닌 ‘향수병’에 걸려 있었다. 주장 염종석은 “이런 분위기로 안방에 가면 이겨도 난리, 져도 난리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얼짱’ 이용훈도 ‘거포’ 이대호도 ‘빨리 부산에 가고 싶지 않냐’는 물음에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4년 만의 5연승과 5년6개월 만의 6연승을 각각 원정지인 수원과 잠실에서 거둔 롯데 선수들은 빨리 안방팬들 앞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염종석은 “젊은 선수들이 경험이 쌓여 공수 모두 에이(A)급 실력이다“며 “관중석에 걸리는 ‘가을에도 야구하자’란 펼침막이 시즌 초엔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지금 성적이 거품이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3루쪽 응원석엔 파도응원과 함께 ‘부산 갈매기’가 시원스레 울려퍼졌다. 그러나 자신감에 찬 젊은 거인들은 사직구장 온 관중석에서 울리는 ‘부산 갈매기’를 듣고 싶어하고 있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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