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노 센이치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이 이승엽의 8회말 홈런이 터지자 물을 마시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WBC, 시드니올림픽 등
8회서 잇단 극적 승리
8회서 잇단 극적 승리
22일 우커송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2-2 동점 상황에서 8회 말이 시작되기 직전, 역대 일본전을 기억하는 야구팬들이라면 숨죽였을 법하다. 극적인 상황은 늘 8회에 터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한-일전 8회 드라마의 단골 주연인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8회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혹시’라는 예감은 이승엽의 우중월 투런포로 ‘역시나’가 됐다.
한국 야구의 8회 드라마는, 가장 가깝게는 2006년 3월 열렸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때 쓰여졌다. 1-2로 뒤지던 한국은 8회 1사1루에서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우중월 투런포를 터뜨리면서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야구의 심장인 도쿄돔에 비수를 꼿는 홈런포.
한국은 미국으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본선 8라운드에서도 역시 0-0이던 8회 초 1사2·3루에서 터진 이종범의 적시타로 일본에 2-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2000 시드니올림픽 8회 드라마의 주인공도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일본과의 3, 4위전에서 0-0으로 팽팽하던 8회말 2사2·3루에서 일본의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결승 2루타를 터뜨렸다. 이승엽의 결승타에 힘입어 한국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일전 8회 드라마는 또 있었다.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 최종전에서 김재박(현 LG 감독)의 개구리번트가 작렬했던 때가 바로 8회였다. 1-2로 뒤지던 한국은 1사3루에서 나온 김재박의 기습 개구리번트로 동점을 만들었고, 한대화의 3점포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써가는 8회의 드라마. 이쯤되면, 7회까지 지고 있더라도 희망을 품을 만하지 않을까.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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